'적성에 맞았'던 사업개발팀, 그리고 경영인 롤모델들
얼마 전, 영국에서 3년 동안 유학을 하고 돌아온 사촌 동생의 진로에 관해 이야기를 하다가
사촌동생이 이렇게 물어보았어요.
"언니는 언니의 전공을 버리는게 두렵지 않았어?"라구요.
(지금은 스타트업 사업개발팀에서 일하고 있지만,
사실 저는 전기전자전파공학을 전공했답니다^^;;)
사촌동생에게 저의 고민과 결정을 이야기해주며,
저의 고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이곳에 공유하고자 합니다.
저는 전공 특성상 얕게나마 프로그래밍을 공부하였고
'멋쟁이 사자차럼'이라는 개발 동아리 경험과 함께
개발을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는 학원에 다니기도 하였어요.
개발에 깊이 흥미를 붙이지 못하면서도 손에서 놓지 못했었어요.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이 앞으로 수요가 많을 직업임을 알고 있었고
못 따라갈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여우의 신포도처럼 개발이란 영역을 항상 맴돌았던 것 같아요.
어느 순간 개발과 지금 회사의 사업개발팀 업무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했고
오랜 고민 끝에 사업개발팀에 남기로 결정하였어요.
정말 오래, 끈질기게 고민했었고
당시에 저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답을 내놓긴 했지만,
남에게 설명할 정도의 명확함은 부족한 상태로 프로그래밍 공부를 그만두었습니다.
최근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을 읽으며 무릎을 탁 치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저자는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업들은
아래와 같은 3가지 공통점('고슴도치 컨셉')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경제 엔진을 움직이는 것
깊은 열정을 가진 일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일
위의 이론은 기업에 해당되는 이야기였지만,
저 스스로에게 적용해보며
과거의 나의 결정의 WHY를 명확히 알 수 있었어요.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경제적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영역에서
스스로의 삶의 가치에 부합하는 일을 하며
한 분야이더라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능력
을 가지면 된다"
라구요.
당시에는 '고슴도치 컨셉'을 몰랐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적성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졌고
"개발은 나의 적성에 맞지 않아"라는 결론을 내리며
오랫동안 미련을 가져왔던 '프로그래밍'을 완전히 포기하였어요.
제가 내렸던 '적성'의 정의는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낼 정도로 잘 하는 것
일하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
꾸준히 공부할 수 있는 것
이었거든요.
('고슴도치 컨셉'과 큰 맥락으로는 유사하지만 세번째 내용이 조금 달라요.
당시에는 "그냥 참고 평생 공부하면 되는게 아닐까?"라고 고민했지만
돌이켜보면 "개발에서 세계 최고가 될 자신"이 없던 거였지요.)
제게 프로그래밍은 2,3번에서 절대 충족할 수 없는 영역이었어요.
특히나 3번, '평생 꾸준히 공부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아무리 생각해도 YES라고 답할 수가 없더라구요.
그와 반대로 지금 있는 사업 영역의 경우
아득히 멀기는 하지만 3번의 질문에 얼마든지 YES라고 답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와 더불에 제가 닮고 싶다고 생각한 롤모델들은
facebook 의 셰릴 샌드버그
snowfox의 김승호회장님
ROKIT의 유석환 회장님 처럼
기업의 경영자 혹은 COO였어요.
사업부를 확장하고,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들이 제게 흥미의 대상이었고
닮고 싶은 사람들이었답니다.
이러한 고민의 과정을 통해 스타트업의 사업개발팀에서 일하게 되었답니다.
아직도 갈 길은 멀지만
지금 하는 일은 저의 '적성에 맞다'고 생각되고 분명히 '성공할 수 있다'고 믿어요.
미래의 제가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지 기대되기도 한답니다.
사실 제 선택은 한가지 답 중 하나일뿐, 절대 정답은 아니에요.
다만 제가 경험한 이 "과정"을 공유하고 싶었답니다.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떤 기준을 가지고 선택했는지를요.
스스로의 진로에 관해 고민할때
스스로 내린 '적성'의 정의
나의 롤모델
'고슴도치 컨셉'
을 통해 진심으로 원하고, '성공할 수 있는' 진로를 판단하는 기준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꿈을 선택해 액션으로 옮기는 것과,
인내를 통해 꿈을 실현하는 것은 별도의 내용이지만
적어도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가닥'을 잡는데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요.
제가 해온 고민이, 앞으로 같은 고민의 길을 겪을 분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쓰고,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