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지도' 라는 것을 만들어 공유한지 열흘 쯤 지났네요. 구글지도 기능을 이용해서 지도를 만들고 있는데, 좀 더 편한 방법을 찾고 기능에 익숙해 지는 시간을 보냈어요. 현재 전국에 있는 책모임 7개, 공공도서관 229개, 책과 함께하는 공간 59개, 국립도서관 5개를 아래 지도에 표시해 놓았습니다.
책지도 만들기는 새로운 책문화를 만들어서 좋은 가치를 사회에 남겨보자는 뜻에서 시작한 놀이북noribook의 첫 번째 프로젝트이기도 하지만, 사실 제가 궁금했습니다. 저는 책이 있는 공간과 같은 책을 읽은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전국적으로 그런 공간(책모임.도서관.책방.동네서점.북카페 등등)과 모임이 정말 많을 텐데 그게 다 어디에 있고 어떻게 운영을 하고 있을지가.
다 찾아 볼 수 있을까? 혹은 다 알면 뭐가 달라질까? 라는 질문을 던져보기도 했지만 하기로 했으니까 계속 해보는 걸로.. ㅋㅋ
일단 도서관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에 들어가보니 현재 전국에 5개의 국립도서관, 978개의 공공도서관, 5595개의 작은 도서관, 426개의 대학도서관, 장애인 도서관 42개, 11291개의 학교 도서관(초.중.고)이 있다고 합니다.
공공도서관만 978개. 하나하나 찾아서 일일이 정보를 넣는 것도 쉬운일이 아닌데.. 한 100개쯤 입력했을 때, '가져오기'기능을 발견했습니다!! 역시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고 ㅜㅜ 정리되어 있는 엑셀데이터를 가져오면 자동으로 열에 맞춰진 각각의 정보값을 가져오고 주소값이 있으면 자동으로 위치도 찍어주더군요. 도서관만 거의 2만개 가까이 수작업을 해야 하나 라는 절망감에서 빠져있는 찰나에 발견해서 더 기뻤습니다. 그리고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에서 다운받은 정보를 '가져오기'해서 입력한 결과.. '앗싸'를 외치는 순간..오류가 났습니다..
그리고 수 차례 더 작업을 해보았지만 이상하게 계속 오류가 났습니다. 정보를 한꺼번에 너무 많이 넣어서 처리를 못하나 싶어서 100개씩 잘라 넣으니, 오류가 날때도 있고 정보가 찍힐 때도 있었는데.. 무엇보다 제가 원하는 '정확한'정보를 인식하지는 못하는 상황 ... ㅜㅜ 두 가지 감정을 느꼈습니다. 하나는 짜증난다. '결국 수작업이 답인가?' 그 다음은 약간의 안도? '아직 컴퓨터가 잘 못한다는게 이런거구나!!' 인간이 아직 컴퓨터가 흘린 침이나 똥은 처리를 아직 해줘야 하는구나..그 반대일 수도 있나? 아무튼!!ㅋㅋ 그냥 수작업으로 정성스럽게 지리공부 해보는 셈 치고 하나하나 입력하기로 했습니다. .
이후엔 정말 인내와 싸우고 있는 모습인데, 안그래도 거북목인 저의 몸이 점점 더 이상해지는 것 같고, 손가락에도 통증이 조금씩 밀려오고 지금 뭐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잉여인간인 현재의 상황을 십분 발휘 하자는 자기위로의 열정으로!! 계속 진행해 보고 있습니다. 수작업 하는 동안에 다양한 책모임과 복지 등이 잘되는 나라들에서는 어떤 책문화가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보게 됐습니다. 재미있는 사례가 많았는데 차차 소개를 해보도록 할게요. 그리고 제가 책지도를 만들며 느낀점 몇 가지와 앞으로 해보면 좋을 프로젝트를 정리해 봤어요.
1. 지역별 인구와 연령도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책모임을 비롯해서 도서관 등의 책읽을 수 있는 공간이 너무 수도권에 집중 되어있다.
2. 도서관이 별로 없는 지역은 건물과 책이 없는 것 뿐만 아니라,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인문학'을 비롯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
3. 책읽는 활동 자체도 중요하겠지만, 책을 통해 아래와 같은 과정으로 생각이 발전하고 나와 타인 그리고 사회에 그 생각들을 적용해 가는 것이 중요하겠다.
1) 책을 읽으며 혼자 사색하고 생각을 깊이 하는 과정
2)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보고 같이 대화하는 과정
3) 그 생각들이 모여 실제 나의 삶과 우리가 모인 사회에 좋은 방향으로 적용해 보는 모든 과정
1. 소개 : 지금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하고 있는 책모임에 대한 기본정보 소개 뿐만 아니라, 많은 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책모임 각각이 만들어진 이유, 진행하는 과정, 모임 노하우 등을 취재해서 소개하고 싶습니다. (제보가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이미 많은 매체에 소개되기도 한 해외의 좋은 사례나 그들의 책 문화도 다시 읽어보면 좋겠고요.
2. 방학 프로젝트 : 이번 여름에 교회에서 경남 진주로 봉사활동을 갔는데, 정말 논.밭이 아름답게 펼쳐진 곳이더군요. 거기에서 청소년들을 많이 보게 됐습니다. (도시 아이들을 디스하는건 아니고. ㅋㅋ) 아이들이 정~~말 순수하고 소소한 활동들도 너무 좋아하고 방학 때는 타지역으로 대학을 간 친구들도 돌아와서 시골 동네였지만 많은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방학 기간에 도시의 도서관에서 열리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시골 마을회관이나 교회 등의 협조를 얻어서 진행해 보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3. 서비스 : 도서관을 비롯해서 박물관.미술관.과학관 등의 공공기관에서 열리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행사, 교육자에 대한 정보를 한 곳에 모아 놓는 웹 서비스가 만들어 지면 좋겠습니다. 곳곳에서 좋은 프로그램이 정말 많이 열리고 있는데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좋지는 않아보입니다. 보통 각 기관을 방문하면 게시판에 종이포스터가 붙어있는걸 보거나 직접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정보를 확인하는데.. 전국 공공기관에서 열리는 모든 프로그램과 행사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쉽게 신청하고 참여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 지면 좋겠습니다. 누가 좀 만들어 주셨으면.. ㅎㅎ
4. 헌책 : 집집마다 책이 참 많이 있습니다. 그냥 두거나 버리거나 요즘은 중고서적에도 많이 팔더라고요. 저는 뜻이 맞는 사람이 있다면 안보거나, 타인도 봤으면 하는 가지고 있는 책을 다 모아서 시골이나 도서관을 찾기 힘든 작은 동네에 새로운 책공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공간에서 '2번 방학 프로젝트'를 진행해봐도 좋겠고요! 공간도 필요하고 예산도 필요하고 사람도 있어야 하겠지만..
놀이북noribook의 활동과 실록도 계속됩니다.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은 페이스북 그룹을 참조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