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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작가 윤부장 Nov 10. 2021

백화점과 명품바잉

백화점에 다닌다고 하니 부러워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백화점 직원은 뭐든 조금이라도 싸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깔끔하게 잘 차려 입은 신사복 차림으로 환한 조명 가득한 매장에 서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가끔은 내가 꽤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은 환상에 빠지기도 합니다.


백화점에 들어온 뒤 술자리를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술을 잘 못하는 체질이라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정중히 거절하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저런 일로 부쩍 술자리가 잦아졌습니다. 가끔은 술을 마시면 취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술이 즐거울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취한다는 사실이 현실을 잊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실을 좀 더 힘있게 살기 위한 것이라는 긍정의 힘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명품 바잉을 맡게 되면서 새삼 '부(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니다. 


정치학에서 말하는 지배 형태는 소수 지배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합니다. 어떤 인류사회, 집단이라도 소수가 카리스마적인 능력과 권력으로 다수를 지배하고, 그 댓가로서 소유자의 힘을 갖는다는 보편성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동양의 철인들은 군주와 국민들에게 '상생의 도'(相生之道)를 제시하여 양극간 화합을 꾀하였습니다. 옳고 그름은 깊은 사유를 통하여 판단되어 졌습니다


반면, 현대 민주사회에 있어서 카리스마적인 능력과 권력의 힘은 '부(富)'를 통해 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회는 그것을 분배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적 역할 분담에 있어서 부의 분배자는 '가진자',  즉 지배계층이고, 피분배자는 '못 가진자', 즉 피지배계층으로 나누어 집니다. 간단한 사회적 원리이지만 이 때문에 인간은 웃고 울고합니다.  그리고 토인비는 아이러니 하게도 이 때문에 인류는 발전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전쟁, 기아, 빈곤한 삶 등 인간에게 주어지는 극단적 고통이 이 때문에 발생하기도 합니다.


20세기 초 까지는 주로 '가진자'와 '가진자'간의 주도권 다툼'이 원인이었지만, 정보통신시대인 현대로 올수록 '가진자와 못 가진자', '못 가진자와 못 가진자'간에도 초 극단적인 다툼이 만연되어 가는 엄연하고도 냉정한 현실에서 살고 있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먹이 싸움에 '동양적 思惟'는 시대의 화석으로 남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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