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답하다
A. 소리 내며 웃은 날이 많겠지만 인지하고 웃는 게 아니기 때문에 사실 지금 기억이 전혀 나지 않습니다.
아마 사람들을 만나고 수다를 떨고 그런 상황에서 가장 많이 웃을 것 같기는 해요.
그렇게 따져본다면 가장 최근에 지난 주말 만났던 사람들과도 아마 많이 웃었을 것 같고요. 아이와 얘기하는 과정에서도 웃을 일이 꽤 많아서 매일 한 번씩은 그래도 소리 내어 웃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리 내어 웃을 일이 사실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많지만 혼자 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웃어도 그냥 미소를 짓거나 좋아하는 걸 보거나 해도 그렇게 소리를 내서 웃지는 않는데, 확실히 소리를 내어 웃을 때는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할 때인 것 같습니다.
올해는 조금 더 많이 웃을 수 있도록 해야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소리 내어 웃는 걸 한번 인지할 수 있도록, 내가 어떨 때 웃는지도 한번 좀 살펴봐야 겠어요.
다행히도 참 많이 웃으면서 하루를 보낸다. 사람들과 이야기 하다가도 웃고, 최애의 영상을 보면서도 웃고, 책읽다가도 웃고,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도 웃고, 아이랑 얘기하다가도 웃고. 많이 웃고 살긴 하지만 소리내어 웃나? 미소만 짓나? 이렇게 인지해본 적은 없다.
깔깔 소리내어 웃은적이 있냐는 질문에 기억이 안난다고 답을 하고, 그날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 하다가 물어봤다. "깔깔 소리내어서 웃은 적 있어요? " 라고. 대부분 웃고 살긴 하지만 소리내어 웃은건 기억이 안난다고 했다.
밥먹으러 가는길, 목도리 이야기를 하다가 진짜 큰 소리를 내어 깔깔 웃었다. ㅇㅎ님이 말했다.
"지영님. 지금 소리내어 웃었어요. 오늘 꼭 기록해놔요."
이 말 덕분에 한번 더 소리내어 웃고, 그날 저녁 일기 쓰다가 기억나서 바로 기록을 해두었다. 그리고 지금도 이날 소리내어 웃은건 잊지않고 기억하고 있다. 그 외의 기억들은 또 사라졌지만.
내가 무얼 하고 있는지 어떨때 웃는지, 박장대소 하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지. 그리고 기록해두어야지. 이런 순간들을 많이 만들어놔야지. 떠올리며 다시 한번 미소지을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