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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쓰는건짐_시즌2

by 어떤하루



오늘 무슨 날이지? 카톡으로 기프티콘이 두개나 날아왔다. 곰탕 세트, 그리고 전복죽.

요 며칠 감기 몸살로 고생 중이었는데 그걸 안 친구들이 몸보신 하라고 보내준 선물이다. 먹지 않아도 벌써 몸이 다 나은 기분이었다.


선물을 받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런 일들이 꽤 자주 있었다. 그냥 흘리듯 했던 말을 기억했다가 선물로 보내주는 사람들. 여행 갔다가 내 생각이 났다며 사오는 선물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기억했다가 전해주는 사람들. 과일이 많이 들어왔다면 나눠주고, 반찬이 맛있게 되었다며 가져다주는 다정하고 또 다정한 사람들.


다정한 사람들이 주변에 참 많구나. 다정함과는 거리가 먼 나의 주변에 신기하게도 다정한 사람들이 가득하다. 세상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일까? 다정함을 보고 배우라는 하늘의 뜻일까?


살면서 기분 좋았던 말들, 간직하고 꺼내보고 싶은 말들을 모아두고 있다. 우연히 그 말들을 모아둔 파일함에 들어가 전부를 다 봤다. 어? ‘다정한 사람’ 이라는 말이 꽤 있네? 내가 다정한 사람이란 생각을 해본적은 없는데 다른 이들이 보기엔 그렇게 보일때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때가 언제였을까? 세세한 상황들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툭툭 던진 말들에서 다정함을 느꼈을수도 있겠고, 받아들인 사람이 다정한 사람이라 어떤말도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강점에 공감이 상위에 있고, 다정함과는 거리가 멀다 생각했는데 사람들은 나에게 다정하다고 한다. 사전에서 ‘다정하다’를 찾아봤다. ‘정이 많다. 정분이 투덥다’ 사실 정이 많은 사람은 아니다. 정 때문에 무언가를 주저해본적도 없고, 공과 사는 확실하고. 정에 흔들려 일을 그르친적도 없다. 정 때문에? 나에게는 있을 수 없는일. 계속 고민한다. 다정함은 뭘까. 난 표현방법이 다른것뿐일까? 그걸 나는 못느끼고 다른 사람들은 느끼는 것일까? 물어봐야겠다. 어떤 부분에서 나에게 다정함을 느끼는지.


올해는 다정한, 배려하는, 친절한 사람이 되어보겠다고 마음먹었었다. 평생 내 사전에 없던 단어들. 새삼 깨닫고 올해는 그런 사람이 되어보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잘 할 수 있을까? 지인들의 행동, 하나씩만 쫓아가도 충분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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