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장면
달리기 위해 둘레길로 들어선 순간 눈에 들어온 장면. 천변에 물안개가 가득, 저 멀리엔 해가 뜨고 있어 하늘빛은 주황색, 보고만 있어도 그저 황홀했던 장면이었다. 부랴부랴 핸드폰을 꺼내어 일단 한장 찍고, 걸으며 계속 보고 또 봤다. 해가 떠오르면서 물안개는 바로 사라지고.. 진짜 찰나의 순간. 시간 잘 맞춰 나온 나를 칭찬했고, 일단 바로 사진으로 붙잡아둔 나를 칭찬했다.
아주아주 오래전, 최소 25년은 지났을 그 언젠가 포천에 친구들과 놀러간 적이 있었다. 밤새 이야기 하고 술마시고 뜬눈으로 맞이한 아침. 잠을 좀 깨볼까 하고 산책하러 나간 길에서 호수에 가득 피어오른 물안개를 만났다. 그때 뭘 하고 놀고,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함께 했던 친구들이 누구였는지도 이제 가물가물 하지만 물안개가 피던 호숫가의 풍경만큼은 기억이 생생하다. 그만큼 강렬하게 다가왔을까.
오늘 아침 만난 물안개를 보며 문득 오래전 그 장면이 떠올랐다. 그때의 사진은 남아있지 않지만 (핸드폰 성능이 지금처럼 좋았던 시절이 아니기에.ㅎㅎ) 기억에는 남아있으니 그걸로 만족. 앞으로 만날 많은 순간들 역시 나의 기억속에 이렇게 생생하게 남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