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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있는 풍경

오늘의 장면

by 어떤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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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한파와 눈소식으로 가득했던 2월의 첫주. 다행히도 내가 있는 곳은 주 초반에는 화창했다.

햇살 가득 들어오는 바닥에 배깔고 엎드려 책을 읽다가 문득 예뻐서 한컷.


한겨울의 햇살은 유독 더 귀하고 예쁘게 느껴진다. 추워서 웅크린 몸과 마음을 잠시나마 펼 수 있게 해준다. 책과 함께라면 더더욱.


책은 늘 내 곁에 있었다. 책이 다양하지도 많지도 않았던 어린시절 그때부터. 책을 좋아하는 엄마 덕분에 번역된 그림책도, 막 나오기 시작한 창작 동화책도 항상 집에서 넉넉하게 읽을 수 있었다. (요즘 좋은 그림책들을 보면 어찌나 부러운지. 어렸을때도 있었으면 진짜 좋았겠다 싶은) 책은 그냥 일상이었기에 어쩌면 더 깊이 읽지 못했을 수도. 재미있으면 전부였고, 책을 읽는 그 시간이 좋았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흠뻑 빠져 읽을 수 있었던 그때.


언제부턴가 읽어야 할 것도, 읽고 싶은 것도 많다보니 오히려 더 집중을 못하는 느낌. 필요에 의해 읽고 어느 순간 재미를 잃어버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늘 내 옆에 있었다. 친구처럼. 변함없이. 힘들때도 기쁠때고 고민이 있을때도 책을 찾았다. 가장 가까이 있었으니까. 그렇게 다시 책 속에 빠져들고 있다. 예전보다 더 깊은 재미와 함께.


그림책 속의 한 장면처럼 아랫목, 이불, 귤은 없지만 지금 이 장면은 오래 오래 내 기억속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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