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장면
봄이 다가오는 듯, 하지만 바람은 차가웠던 날. 아들과 함께 '우연히, 웨스앤더슨2' 전시를 보러 다녀왔다. 아들과는 성향은 정 반대이지만, 취향은 다행히 비슷해서 함께 다니는게 즐겁다. 이번 전시도 마찬가지.
전시는 너무 좋았고, 사진도 메세지들도 마음에 콕콕 박히는 것들이 많았다. 잠잠했던 여행욕구가 다시 끓어오르기 시작했고, 무엇보다도 사진을 다시 제대로 찍고 싶어졌다. 그리고, 전시장에 있던 그 많은 문장 중 가장 처음 내 마음에 꽂혔던 문장.
안전함을 최고로 여기는 사람이었다. 예측되지 않는 걸 견디지 못하고, 편안한 환경 익숙한 환경만 고집했다.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그냥 그대로 쭉 안정적으로 살고 싶었다. 그러다가 어느순간 모든 것이 달라졌다. 내의지로 시작된 것은 아니었지만 선택은 내몫이었고, 안전지대라 생각했던 곳을 벗어나게 되었다.
막상 벗어나니 두려움은 멀리, 오히려 호기심이 더 많아졌다. 내가 이렇게나 호기심이 많던 사람이었던가 의아할 정도로. 새롭게 다가오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고, 시도했고, 도전했다. 그동안 뭐하고 살은건가 싶게 이 삶이 즐거워졌다.
내 인생은 지금부터. 난 이제야 안전지대를 벗어났으니까.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처음은 두렵다. 안전한 곳에서 평화롭게 큰 변화없이 사는 삶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사는 삶도 누군가에게는 의미가 있을테니까. 하지만 한발자국만 벗어나보면 또 다른 삶이 펼쳐진다.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즐거울수도, 오히려 더 안좋을수도 있겠지만 또 그 나름의 매력은 분명 있는 듯. 오늘은 또 어떤 도전을 해볼까, 뭘 시도해볼까, 어디로 가볼까 생각하며 사는 삶. 덕분에 행복하다. 지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