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온종일 시달리고
갑자기 아이가 아파서 연차를 내야 하고
어린이집에서 일찍 픽업해달라고 할 땐 또 회사 눈치를 봐서 반차를 내야 하고
집에 와서는 아이 밥을 챙겨야 하고
밀린 세탁을 해야 하고
아이를 씻기고
안 자려고 하는 아이와 ‘너 왜 안 자니?’ ‘그렇게 해서 피곤해서 내일 어린이집 갈 수 있겠어?’
아이에게 하면 안 될 말들을 하면서 억지로 재우고
잠든 아이 모습을 보면서 손을 꼭 잡고 또 미안해하며
다음날 어린이집 안 가려는 아이와 또다시 날 선 기 싸움을 하면서
땀 범벅이 된 채 아이를 허겁지겁 데려다준다.
출근길, 시계를 볼 때마다 죄어온다.
오늘은 빨리 준비해서 안심하고... 오늘은 아이가 안 가려고 해서 초조해하고...
한바탕 ‘사우나’를 한 느낌으로 회사 가는 길.
지하철에 내려서 사람들이 흘끗 보기라도 하면 ‘내 얼굴이 이상한가?’ ‘내 옷이 이상한가?’
아이 준비시킨다고 내가 내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볼 시간도 없어서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인다.
핸드폰 카메라로 또 지하철에 비치는 내 모습으로 나를 단장하는 게 전부다.
최대한 예의를 차리고 출근하지만,
누군가의 눈에 내 모습은 자기 꾸미는 데는 정말 부족한 사람으로 볼 수도 있다.
내가 왜 하이힐 대신 편한 굽 없는 신발을 선택했는지
그런 이유는 관심조차 없다.
나 또한 ‘알아달라’고 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다만, 아이를 어린이집에 하루종일 맡기고 나오는 비장한 엄마의 모습을 누구도 자기들의 기준으로 잣대 지을 수 없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