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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내맘 Dec 31. 2019

아이와 나도 성장한 한 해

올 한해 나는 일하는 엄마로, 또 한 아이 엄마로 어땠을까.     


지난 5월 두 돌을 맞이했던 윤우는 벌써 어린이집 2년 차.     


형과 누나들, 동생들과 잘 지내는 법과

친구들과 싸우면서 또 화해를 어떻게 하는지도 알게 됐다.     


그렇게 사회생활을 해나가고 있는 윤우.     


처음 어린이집 보내기 전에는 ‘어린이집’ 글자만 꺼내도 눈물이 났는데...     


이제는 예전만큼 눈물이 나진 않는다.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예전만큼 폭풍눈물은 흘리지는 않지만, 문득문득 울컥할 때가 많다.     


아이가 자고 있는 모습을 들여다보다가

어린이집에서 제일 늦게까지 남아 있을 때 윤우 뒷모습을 봤을 때

등원과 출근 준비를 하면서 내가 윤우를 재촉할 때


갑자기 눈물이 나고 가슴이 저려온다.


어느 날은 아이에게 감동해서 또 어떤 날은 아이에게 너무 미안해서...      


최대한 ‘아이에게 미안해하지 않아야지’하면서도

순간순간 미안함이 밀려온다.      


올해는 남편이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을 하게 되면서

거의 나 혼자 독박 등·하원을 했다.     


처음에는 윤우 등원을 시키는 게 적응이 안 돼서 스트레스는 극에 달해 있었다.     


남편과 아이 등원을 함께 할 때는 어느 정도 분담이 돼서 나의 출근준비가 그렇게 빠듯하지 않았기 때문.     


어쨌든 남편은 남편대로 회사 부서가 확대되면서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쌓여 있었고, 나는 나대로 남편이 ‘나의 출근, 아들의 등원에 대해 너무 무심한 게 아닌가’라는 섭섭함도 내재돼  있었다.


그때 우리 부부는 결혼 후 가장 많은 싸움을 했다.     


싸움이라기보다는 서로가 ‘냉전’     


우리 둘 다 ‘힘들다’는 점만 내세우고 ‘내가 힘든 점’을 더 상대방이 들여다 봐주길 원했기 때문에 대화를 피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며칠 뒤 서로의 속마음을 털어놨고,   


그렇게 우리 부부 역시 서툰 ‘대화’를 배울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 윤우 등원의 요령도 생겼지만... ‘여전히 출근과 등원시간만 되면 늦을까 봐’ 조마조마한 어쩔 수 없는 워킹맘이다.     


윤우는 수족구와 구내염 외에 작년처럼 갑자기 아파서 병원에 가는 경우는 정말 많이 줄어들었다.     


그만큼 아이도 어린이집에 적응하면서 1년간 단단해졌다.     


나와 남편 역시 아이를 키우면서 단단해져 가고 있다.     


나는 우수사원상도 받았고 차장으로 승진도 했다.     


또 이렇게

‘브런치’라는 공간에 쓰고 싶은 글을 쓰고 또 다른 채널에 윤우 영상도 서툴지만,,, 편집해서 올리고 있다.      


회사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도 나만의 시간에 하는 글쓰기와 영상... 그렇게  끊임없이 내 스스로 계발을 하고 싶다.


그렇지만 내 철칙 중 하나가 주말에는 컴퓨터, 핸드폰 안 하기(아주 가끔은 하게 되지만)     


우리 부부는 윤우에게 더 많이 보여주고 경험하게 해주려고 주말마다 박물관 전시장 숲속놀이터 동물원 식물원 축제장 등 자연을 접할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간다.      


나는 윤우를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게 아니라

행복을 아는 아이, 그 행복이 얼마나 중요하고 감사한지를 느낄 수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     


매일매일 성장하고 있는 윤우.     


나는 내일도 모레도 윤우와 등·하원 전쟁을 하면서 ‘육아 왜 이렇게 힘들어’라고 푸념하면서도 윤우의 행동 하나하나, 말 하나하나에 감동받고


달이 지나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미션을 통과한 것처럼 아이 성장을 보면서 감격하고

‘이게 아이 키우는 맛’이라며 행복함을 느낄 것 같다.


올 한해 남편도 윤우도 나도... 

우리 모두 수고했어... 내년엔 더 단단하게 사랑하기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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