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윤우가 형님반이 된 후 어린이집 첫 상담을 남편과 함께 갔다.
학부모상담은 언제나 떨리고 긴장되는데... 상담 전, 윤우와 관련된 학부모 상담지를 선생님께 미리 전해드렸고
선생님께서는 그걸 토대로 상담해 주신다.
아직 해야 할 게 너무 많은 우리 윤우.
언어도, 배변훈련도, 혼자 먹는 것도, 손 빠는 행동 등 해야 할 것도 끊어야 할 것들도 너무 많다.
그와 관련한 나와 남편의 요즘 고민.
36개월, 4살 아이 언어.
선생님께서는 “만약 부모님이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조금 더 기다려주라”고 하셨다.
윤우는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서 자신이 ‘완벽한 상태’가 아니면 문장을 안 하는 것 같다고.
윤우는 ‘내가 친구들처럼 완벽해지면 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강하다는 것.
선생님께서는 예전에 한 아이가 말을 안 하다가 어느 날 하반기 때 ‘어른들이 하는 말처럼 말을 술술 잘해서 너무 놀랐다’고 하면서 기다려주라고 하셨다.
인터넷을 보면 아이 언어에 대해, 아이가 언어를 못 하는 것에 대해 ‘부모 문제’라는 글들이 가득할 때마다... 나 역시 초조해지고 얼른 발달 검사를 받아봐야 하느냐는 갈등에 놓이는데...
그래서 그런 글을 볼 때마다 나 역시 조급해하며 윤우에게 짜증을 내기도 했다.
“윤우야 그렇게 말하면 엄마가 못 알아듣잖아!”
언어와 관련해 나도 예민해질 무렵...
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해 나 자신은 또 반성.
선생님 얘기처럼 완벽주의에 자존심 강한 윤우에게는 ‘그런 나의 말’들이 얼마나 상처가 됐을까.
참고 기다려주면서 윤우에게 짧은 문장을 많이 해주라는 조언도 귀담아들으면서...
그리고 배변 훈련 역시 아이가 하고 싶을 때 해주라고 하셨다.
“어머니 빨리 배변 가리고 싶으세요? 아이가 하고 싶을 때 하도록 하세요.”
언어가 일단 된 후 배변 문제는 차차 생각하기로...
그리고 아이에게 똥, 배변, 변기 물 좌르르르 흐르는 소리와 관련된 책을 많이 보여주는 게 좋다고 하셨다.
지난해 윤우에게 사 준 개구리 소변기~ 그리고 어린이 변기에 앉으라고 내가 윤우에게 너무 강요한 걸까.
‘정말 상담은 반성의 시간인 것 같다’
그리고 윤우의 혼자 밥 먹기 연습.
어린이집에서 혼자 잘 먹는데... 사실 나는 ‘내가 귀찮아서’ 집에서는 윤우를 먹여주는 편.
남편도 그 부분이 굉장히 걱정스러웠나 보다.
“선생님 윤우는 집에서 제가 밥 먹여줘요...”
선생님께서는 그게 자연스러운 패턴이라고 하셨다.
“어머니 윤우 이제 36개월이에요~ 아직 아기에요... 윤우는 그렇게 먹으면서 엄마 사랑을 더 느끼는 거고요”
잠깐 잊고 있었다.
윤우가 아기라는 걸...
윤우가 4살이 되고 나서부터 우리도 모르게 자꾸 아이가 ‘혼자’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강박관념처럼 느껴서 더 조급했는지도 모른다.
‘윤우 아직 아기지...’
그리고 혹시 몰라 상담할 때 윤우가 집에서 나와 함께 노는 스케치북을 가지고 갔다.
‘아이와 제대로 놀아주는지... 이게 맞는지’
윤우 아빠는 윤우와 거의 몸으로 놀아주거나 만들기놀이~ 자동차 가지고 놀기
나와는 이런 미술놀이로~~~
선생님께서는 우리부부가 ‘잘하고 있다’며 칭찬해주셨고 윤우와 하는 지금 모든 놀이가 윤우의 창의력에 도움이 되는 놀이라고도 하셨다.
그러던 중 선생님께서는 윤우가 어린이집에서 미술활동 할 때의 작품도 보여주셨다.
엄마 아빠 얼굴 중 눈을 스티커로 붙이는 것이었는데
윤우가 직접 스티커를 골라서 붙였다고.
아빠는 살짝 윙크하는 표정~ 엄마는 동그란 눈을.
윤우가 관찰력도 좋다고 덧붙이셨다.
정리정돈도 잘하고 밥도 잘 먹고 자기표현도 이제 막 하려는 윤우.
윤우의 첫 사회생활에 어쩌면 부모보다 더 윤우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는 윤우를 3년 동안 봐주신 선생님들.
반성도 하면서 또 한 번 ‘육아’를 배웠다.
지금처럼 윤우를 사랑하는 마음 그대로 ‘내 아이’를 믿고~~~ 우리는 늘 윤우를 응원해주는 거로...
여담으로
얼마 전 윤우가 샤워하다가 개구리 소변기에 직접 ‘쉬’를 했다.
정말 신기했고 ‘때가 되면 다 하는구나’를 다시 한번 느꼈다.
그리고 한 가지 지 더 여담으로~~~
육아선배인 후배와 어린이집에서 선생님과 상담 나눈 얘기를 했다.
그 후배 역시 내 고민인 윤우의 언어, 배변훈련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후배가 한마디 했다.
“선생님 정말 좋으시다”
어쩌면 부모가 흔들릴 때, 그 소신을 잘 지켜준 선생님.
선생님과의 상담으로 우리도 더 좋은 부모가 돼 가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