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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내맘 Mar 24. 2021

어린이집은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첫사랑’ 같은 곳

윤우 유치원 적응기를 어느 정도 마쳤다.     


아이가 유치원 적응을 한다는 건 부모도 함께하는 것.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너무 다른 분위기에 나도 적응해야 했다.     


아마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겨 보낸

대부분의 부모가 ‘나와 비슷한걸’ 느꼈을 것 같다.


윤우는 처음 며칠 동안은 “유치원 안 가~ 어린이집 갈래”라고 하더니

친구들 역시 ‘이제는 졸업해서 어린이집을 안 다니는 것’을 알아서인지     


나한테 친구들 한 명 한 명씩 ‘어디로 갔는지’ 물었다.     


나는 윤우에게 ‘누구는 어디로 갔고~ 또 누구는 어디로 갔다’며 설명해줬고~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그때 같은 반 친구들과 놀았던 기억이 좋았는지...

윤우는 예전에 전학 간 친구도 물어봤다.


그렇게 유치원에 적응할 무렵,

윤우가 유치원 하원 후 남편 손을 끌어당겨서 ‘어린이집에 가자’고 했다고 한다.     


어린이집 원장님이 윤우를 반갑게 맞이하며

윤우 손을 잡고 예전 윤우반, 지금은 동생들이 형님반이 된 그곳으로 데려가 주셨다.     


윤우가 그때부터인지

‘어린이집 간다’는 얘기가 쏘옥 들어갔다.      


아마 ‘여기는 이제 동생들 공간이구나’를 느꼈던 것 같다.      


아이가 새로운 기관에 적응하면서 우리부부 역시 많이 긴장하고

고맙게도 참 잘 적응해주고 있는 윤우를 보면서     


‘처음 윤우가 다녔던 어린이집 기억이 좋아서... 윤우가 지금 새로운 곳에 다녀도 적응을 잘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어린이집 원장님과 윤우가 별님-달님-햇님반을 거치면서 윤우를 사랑으로 대해주셨던 모든 선생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있는 어린이집... 


그 길을 지날 때면 마치 우리 친정 같기도 하고... 또 내가 예전에 캐나다 어학연수를 할 때 조금 짝사랑했던 오빠를 만나러 가는 느낌도 들었다.


하루는 남편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


“여보~ 어린이집 지나갈 때는 친정 가는 기분도 들고~ 또 내가 조금 좋아했던 오빠가 있었거든~ 그 오빠가 다음날 한국으로 출국한다고 해서... 우연이라도 보려고 그 오빠 사는 동네 근처 카페 가서 기다렸어”     


남편이 내 얘기를 들으면서 한마디 했다.      


“그건 조금 좋아한 게 아니라 많이 좋아한 거네”     


감성적인 대화가 갑자기 내 짝사랑 얘기로 전개됐지만,


그만큼 윤우의 첫 사회생활 어린이집은 윤우뿐만 아니라 우리가족들 모두 ‘좋아하는’ 마음 가득한 곳으로 남아있다.      


친정처럼 지금도 당장 뛰어가고 싶은 윤우 어린이집~


내가 육아 고민에 빠질 때마다 고민을 털어놓고... 특히나 윤우의 말이 늦게 트이면서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을 때 ‘윤우를 믿고 기다려주라’고 한 분들.


바쁜 맞벌이부부여도 윤우가 ‘그 외로움’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사랑으로 잘 보살펴주신 것에 대해서


또 윤우가 조금 더 큰 사회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되게 해 주신 점에 대해

거듭 고마움 마음을 느낀다.


아이가 부모와의 어릴 적 좋은 기억들이 살아가면서 ‘좌절’을 겪을 때 일어날 수 있는 힘이 된다고 했는데,     


윤우의 첫 기관에 대한 기억들이 앞으로 윤우가 더 넓은 사회로 나갈 수 있는 지탱할 수 있는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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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윤우 어린이집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윤우와 한 번 선생님들께 인사드리러 가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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