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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내맘 Apr 29. 2021

아이의 식판을 보면 철없던 ‘어린시절’이 떠올라...

매일매일 씻어서 유치원에 보내는 아이 식판.     


아이가 싹~ 비운 식판을 씻다 보면(물론 남긴 음식은 선생님이 버리셨겠지만)      


‘오늘 우리아이가 이렇게 잘 먹었구나’를 생각하면서

내가 배가 부른 느낌이다.     


아이 식판을 보면 내가 엄마한테 했던 철없는 일들이 생각난다.     


나는 급식세대가 아니다.     


우리엄마는 매일 삼남매의 도시락을 싸야 했고

거기에 야간자율학습이 있었으니깐 거의 도시락 6개를 싸야 했다.     


그때는 ‘엄마가 얼마나 고생해서 도시락을 싸줄까?’라는 생각보다는     


‘오늘 반찬은 뭘까?’라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만약 내가 싫어하는 반찬이면... 밥과 반찬을 보란 듯이 남겼다.     


밥도 일부러 더 ‘덕지덕지’ 도시락통에 붙여서      


이렇게 맛이 없었다’라는 걸 시위라도 하듯이.     


김이 모락모락나는 쌀밥에 계란, 비엔나소시지, 장조림이 있으면

그날은 너무 행복해서 ‘깡충깡충’ 뛰어다닐 정도.     


지금 우리 아이 반찬을 ‘하나만 하더라도 뭐해줄까?’ 고민하고

또 못 해주는 날도 많은데...     


엄마는 삼남매의 도시락을 어떻게 쌌을까?     


매번 반찬 고민을 하고 새벽같이 일어나서 도시락을 싸면서도

우리가 잘 먹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행복하게 도시락을 엄마 얼굴이 그려진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내가 내 어린시절을 되돌아보면서

부모의 마음을 점점 더 스펀지처럼 스며들 듯 느끼는 것 같다.    


그렇게 철없던 나도 부모가 되어보니 내 부모를 다시 생각하게 되고...    


예전에 ‘아이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부르다’는 어르신들의 말들이 거짓이 아닌

정말 ‘진심’임을 느끼고 있다.      


결혼을 하고나서 엄마 밥이 세상 제일 맛있는 ‘집밥’이고

육아로 일로 너무 힘들 때면 ‘엄마가 해 준 밥과 반찬’이 너무 먹고 싶다.      


엄마의 요리는 자식에 대한 사랑과 애정과 정성이 한가득이어서 그 맛의 깊이가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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