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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내맘 Jun 08. 2021

워킹맘, 아이 유치원 등·하원 시간 “설명은 통한다”

코로나19가 600~700명대로 확산세를 보일 때쯤,

우리회사는 다시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일주일에 2~3번을 출근하고 나머지는 재택근무.     


재택근무의 가장 좋은 점은

그래도, 그나마 아이를 유치원에서 조금 일찍 하원시킬 수 있다는 것.     


단점은

회사 출근할 때보다 더 피곤하다는 것이다.      


아이를 일찍 하원시키려고 더 집중해서 일하고,

점심시간마저 일할 때가 있고     


밥을 먹은 뒤 조금이라도 ‘쉬려고’ 하면

설거지가 보이고, 세탁 돌려야 할 게 자꾸만 눈에 보이고...     


회사 출근하면 ‘점심시간’을 즐겼다면, 재택근무의 점심시간은 뭔가 더 일을 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일찍 하원시키고 ‘이 시기’에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것조차 감사한 마음이다.      


평상시에 윤우가 6시 20분~30분쯤 하원했다면,

내가 재택근무를 할 때는 4시에 하원.     


4시는 방과후과정이 끝나는 시간이고 이후에는 종일반으로 통합~

형, 누나들, 친구들과 다 함께 놀이하고 학습한다.      


윤우와 등원길에(윤우가 4시에 하원하게 될 때는)

“윤우야, 오늘은 윤우가 친구들이랑 점심 먹고 조금 놀고 있으면 4시에 하원하러 갈게~ 통합반 하기 전에...”     


평상시대로 하원할 때는

“윤우야, 오늘은 윤우가 친구들이랑 점심 먹고 놀다가

형이랑 누나랑 친구들이랑 통합반 해서 놀고 있으면 데리러 갈게.”     


어느 날 윤우와 함께 등원하는데 윤우가 먼저 물었다.     


“엄마 오늘 몇 시에 데리러 와요?”

“응? 오늘은 4시~~~”

“4시요?”     


윤우가 조그마한 자신의 손으로 숫자 ‘4’를 그리기도 하고

내가 6시 20분에 하원 할 수 있는 날에는 ‘6’과 ‘2’를 그린다.     


“엄마 5시에 데리러 와”

“엄마가 5시에는 데리러 갈 수가 없어.”     


하루는 내가 선생님께 윤우 하원시간을 얘기 못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윤우가 4시 전에 옷을 입고 신발을 신더니

선생님께 “‘오늘 엄마가 4시에 데리러 온다’고 얘기했다”고 하셨다.      


선생님께 그 얘기를 듣는데 얼마나 윤우가 기특하고 대견하던지.    

 

“어머니~ 윤우에게 시간 얘기해주세요? 윤우는 시간 개념을 잘 아는 것 같아요”     


그동안 아이에게 시간 얘기를 해주긴 했지만, 윤우가 이렇게 내 얘기를 귀담아듣는지는 몰랐다.       


평소에도 나는 시간뿐만 아니라 평일과 주말에 대해 확실히 얘기해주고

금요일은 윤우에게 ‘아이패드’를 보여준다.     


“윤우야, 너도 한 주 동안 스트레스받은 거 풀어.”     


아이들도 어른들처럼 스트레스받는 건 매한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윤우는 금요일은 아이패드 보는 날로 알고 있고,

주말에는 엄마아빠랑 즐겁게 노는 날, 그리고 유치원에서 내준 한글스티커 숙제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평일에 또 열심히 하자~ 엄마아빠는 회사, 윤우는 유치원”     


이번에 선생님 얘기를 들으면서


다시 한번 아이에게 설명해준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다.      


워킹맘에게 아이 등·하원 시간은 언제나 고민이지만,     


나는 ‘윤우가 조금 더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몇 시에 등원하고 하원하는지...

일찍 등원을 하고 늦게 하원을 하는 것에 대해

그 누가 함부로 말할 수 있는가?!


어느 가정이나 그 가정만의 육아방식이 있다.      

각자의 육아는 존중받아야 하고 존중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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