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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내맘 Mar 16. 2021

맞벌이 부부에게 유치원은 사치?

윤우를 처음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가     


‘아이가 아직 어린데...’ 

‘아기가 부모와 많이 떨어져 있어서 불쌍해’였다.     


그것도 우리 가족이 아닌 주변의 말...     


별 뜻 없이 한 그저 그런 말들로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분명 육아에는 각자의 방식이 있고 

그 아이가 불쌍하고, 안 하고는 그 누구도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올해 윤우 유치원을 보내면서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맞벌이인데... 유치원?’

‘유치원은 아이들 일찍 하원해야 하잖아’

‘유치원에 늦게까지 남아 있으면...’     


마치 맞벌이가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는 건... 

특히나 오랜 시간 동안 유치원에 맡겨놓는 것에 대한 시선이 부정적이었다.     


나는 우리가 맞벌이여서 ‘윤우 유치원을 보내도 되는지’에 대해 고민한 게 아니라,     


‘보육’ 위주의 가정어린이집에서 

큰 규모의 유치원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윤우가 

‘잘 적응해줄지’가 걱정이었다.     


혼자서 해야 할 부분도 많고,

무엇보다도 친구들도 다 바뀌고 모든 걸 ‘리셋’ 

새롭게 적응해야 할 부분을 걱정했지,     


‘일찍’ 등원하고 ‘늦게’ 하원하는 부분에 대해서

또 그 부분이 우리가 아이에게 ‘잘못이다’라는 것 자체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게 왜 잘못인데?

일찍 등원하고? 늦게 하원하면?

부모의 사랑을 못 받는 불쌍한 아이인가?

부모가 무책임한 건가?

일찍 하원 못 시키면 유치원을 보낼 수 없나?     


어린이집이 종일반이 있는 것처럼

유치원 역시 종일반이 있는데...     


어린이집과 마찬가지로 유치원을 보낼 때의 반응은 비슷했지만,

난 그때보다 조금 더 단단해져 있었다.      


‘우린 우리 방식이 있으니깐...’


다행히 윤우는 아직까지는 유치원에 잘 적응하고 있고     


‘유치원 안 갈래’

‘일찍 데리러 와’ 

‘엄마 회사 가는 거 싫어’라고 하진 않는다

(물론 재택기간 때는 집에 있는 게 좋아서 나도 남편도 ‘회사 가지 말라’고 했지만...)     


아이가 오랜 시간 유치원에 있는 만큼,     


그 빈 시간만큼 우리부부는 많이 채워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오늘도 종종걸음으로 아이 등원을 하고 하원을 한 맞벌이 부부들. 


그 발걸음에 그 누가 ‘틀리다’ ‘잘못이다’를 말할 수 있을까...


맞벌이 부부들이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는 건 절대 사치가 아니다!  


.

.

.


“윤우야~ 다음에 엄마 회사 한 번 가자~ 엄마 일하는 거 얼마나 멋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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