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받아쓰기 시험을 친다.
새학기가 어느 정도 지난 몇 주 뒤 선생님께서 아이에게 급수표를 보내주셔서 ‘가정에서 연습하도록’ 했다.
입학하고 나서 처음 치는 시험인 만큼
이때부터 아이들도 부모들도 긴장한다.
아이는 잘하고 싶어서 또는 긴장된 마음에,
또 부모는 ‘아이가 실수하지 않고 잘 해냈으면’하는 마음으로 받아쓰기 연습을 한다.
문제는 아이보다 부모가 100점 강박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다.
받아쓰기 시험을 친 뒤 아이가 집에 와서 이렇게 얘기했다.
“엄마 OO이는 엄마가 100점 맞으면 햄버거 사준다고 하더라.”
“음...100점 맞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열심히 공부해서 받아쓰기 시험 치는 과정이 중요한 거야.”
이렇게 처음부터 보상심리를 심어주면... 주객이 전도될 것도 같았다.
아이에게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얘기해줬다.
그러던 어느 날, 교문 앞에서 한 아이가 자신의 엄마를 향해 달려오면서 웃으며 얘기하는 게 들렸다.
“엄마 나 100점 맞았어.”
그 아이 엄마는 “진짜? 너 커닝했지?”라고 바로 아이에게 물어보는데, 내가 다 민망할 정도였다.
엄마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커닝’이라는 얘기...
‘그 순간, 아이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아이가
잘하는 걸 의심한다?
못하면 혼낸다?
잘하는 건 당연하다?
어쩌면 부모들은 이런저런 이유들을 들면서 칭찬에 인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