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무지 혼낸 적이 있다.
나는 나대로 화가 나서 안방으로 들어갔고
아이는 몇 차례 ‘미안하다’고 했지만, 나는 ‘지금은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아이에게 ‘나가 있어’라고 했다.
부모이고 어른인데도, 이럴 때는 꼭 아이처럼 싸우게 된다.
아이는 거실에서 뭔가 열심히 하는 듯 더 이상 나를 찾지 않았다.
그러다가 아이가 “엄마, 빨리 나와 봐!”라고 잔뜩 기대에 찬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됐어~ 안 나가. 이따 나갈게.”
몇 분이 지나서 거실에 나갔더니, 거실 칠판에 아이가 나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득 담은 글들이 적혀 있었다.
“엄마가 슬프면 나도 슬퍼.
엄마 사랑해요.
용돈은 얼마 없지만, 회 사줄게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울 엄마
엄마 소원 1개 들어줄게요.”
아이의 마음이 너무 예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