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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내맘 Apr 03. 2019

연인 사이, ‘처음이야’란 말의 함정

‘함정’

봉쓰는 맛집도 잘 알고 ‘데이트’하기 좋은 장소도 잘 아는 편이어서

그와 데이트 할 때는 편했다     


뭘 먹을지,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이 없었으니깐...     


‘처음 먹어 본 음식’도 많았고 ‘처음 가 본’ 곳도 많았다     


“우와~~~ 나 이런 거 처음 먹어 봐”     


난 리액션이 조금은 과한 스타일이지만, 봉쓰는 나의 이런 리액션을 좋아했다     


내가 ‘처음이야’라고 할 때마다 봉쓰는 어깨 으쓱

(나중에는 일부러 더 폭풍리액션을 하기도 했지만)     


봉쓰 때문에 종로 포차거리를 처음 알게 됐고 

양꼬치가 칭따오랑 잘 어울린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고

굽이굽이 들어간 옛 골목길에 30여년 간의 전통을 이어 온 음식도 처음 먹어봤고     


그런 것들이 비일비재했다     


칭따오 맥주 얘기로 다시 돌아와~~~ 칭따오는 정말 ‘신세계’ 맛이었다     


봉쓰 때문에 칭따오 맛에 매료됐고 

그때부터 칭따오를 좋아해서인지...      


봉쓰는 내 생일날 칭따오를 한 박스(6캔? 8캔?)를 선물로 안겨줬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선물


‘아 이런 선물도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웃음부터 나왔다


처음엔 분명 칭따오 선물이 신선했다     


나의 이런 폭풍리액션 때문인지

봉쓰는 무슨 기념일 때부터 계속 칭따오를 선물했다     


‘이걸 어떻게 말하지???’라고 고민하다가     


어느 날 또 칭따오를 건넨 그에게 나도 모르게 외쳤다     


“아~ 좀 이C ‘덩’으로 나오는 거 말고

좀 기념할 수 있는 거로 쫌쫌쫌”     


더 이상 그는 내게 칭따오를 선물하지 않았다     


.

.

.

.

.

.     


결혼 4년 차 부부     


지금은 꽃으로 바뀌었다     


아직 전하지 못한 말


‘꽃은 이제 됐... 다른 거로 쫌쫌쫌’               




한 줄 tip: ‘처음이야’ 한 마디는 연인 사이를 더 돈독하게 할 수 있지만, 초지일관으로 처음 좋았던 게 늘 좋은 거로 인식될 수도 있다는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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