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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내맘 Apr 15. 2019

결혼 망설이는 남자 VS 웨딩홀투어 혼자 다닌 여자

봉쓰와 서서히 결혼 얘기가 ‘오갈 때’쯤

우린 ‘웨딩박람회’를 찾아갔다     


웨딩박람회는 다소 규모가 작았지만,

웨딩드레스, 신혼여행, 예식장 등의 업체가 부스별로 있어

전반적으로 ‘결혼식’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쭉 둘러볼 수 있었다     


그때 모 예식장은 ‘천장’이 열리는 예식홀 특징을 내세우며 내 눈길을 끌었고~

신혼여행사 전문 업체들도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사진’ 보는 것만으로도 우린 몹시 꿈에 부풀었다     


우리가 아니라 나...     


나는 웨딩드레스, 신혼여행지를 보면서 한껏 들떠 있었고     


봉쓰 역시 ‘나처럼 들떠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는 반대로...      


웨딩박람회를 다녀온 뒤 그는 ‘결혼을 미루자’고 했다     


“그럼 웨딩박람회 왜 갔는데?’     


순간 너무너무 화가 났다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한 두 사람     


나는 결혼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 찼다면, 

봉쓰는 좀 더 현실적으로 ‘결혼’이 느껴져 미루고 싶었던 것     


‘그니깐 왜 미루고 싶은데?’라고 묻고 싶었지만... 싸움이 될 것 같았고     


그때부터 우린 어색한 침묵     


그렇게 섭섭한 감정을 뒤로 한 채 우리 둘은 헤어졌다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드는 생각이 ‘내가 지금 혼자라도 웨딩홀을 보지 않으면... 우리가 결혼을 안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몇 정거장만 더 가면 내가 웨딩박람회에서 본 웨딩홀이 있는 곳이었고... 

난 바로 내려서 그곳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별로였다~ 사진에는 굉장히 화려하고 근사해 보였는데 막상 가서 보니 하객 의자들도 불편해 보였고 천장 때문에 앞쪽, 뒤쪽 바닥이 약간 경사진 부분도 마음에 걸렸다      


조금은 힘이 빠진 채 가다가 우리집 근처 ‘단독홀’이 떠올랐다     


내 로망 웨딩홀은 단독홀에~ 스크린이 큰 웨딩홀(내가 결혼할 당시는 스크린 웨딩홀이 유행이었다)     


그 단독웨딩홀 역시 별로     


단독홀인데도 너무 복잡한 느낌~~~ 또다시 발길을 돌렸다     


다음날, 일요일

회사 근처에 있는 예전 동료가 결혼식 했던 장소가 떠올랐다     


단독홀에 스크린도 굉장히 컸었고 조명도 예뻤고 

무엇보다도 신랑 신부에게 집중되는 홀 구조가 마음에 들었던 곳이었다        


그때는 회사 출근이 일요일이어서~~~ 점심시간을 틈타 미친 듯이 그 웨딩홀을 찾아갔다     


보통은 예비신랑과 같이 오는데 입구에서 ‘나 혼자 왔지?’라는 생각과 함께 조금은 쑥스러운 생각에 조심스레 상담실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안녕하세요~~~ 신랑 될 사람은 출장 가서 저 혼자 왔어요”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운을 띄우면서 홍보실장님과 얘기를 나눴다     


실장님은 환하게 웃으며

“예비신랑님들이 많이 바쁘셔서 신부님들 혼자서도 많이들 오셔서 상담받으시더라구요”     


실장님 특유의 미소와 친절한 상담,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괜찮은 웨딩홀이었다     


마침 내가 결혼하고 싶은 날짜에도 할 수 있었고!      


나는 거의 ‘확정’ 의사를 밝혔고 실장님이 이렇게 얘기했다     


“신부님~~~ 화요일까지 계약금을 거셔야 하거든요~

월요일은 쉬는 날이니깐 화요일에 계약서 쓰러 오세요”      


기분 좋게 상담을 마쳤지만...     


화요일, 계약금이 걸렸다     


‘아~~~ 나 지금 봉쓰와 싸워서 얘기도 안 하는데... 이걸 어떻게 얘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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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쓰와의 웨딩홀 계약하기까지 에피소드는 다음 편에 계속 이어집니다)     


한 줄 tip: 누구 한 명은 적극적으로 나서야 결혼이 성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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