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쓰와 난 주례 없는 결혼식을 원했기 때문에
결혼식 식순부터 대본까지 하나하나 ‘셀프’로 더 꼼꼼히 준비해야 했다
웨딩홀마다 식순이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참고하고 ‘우리만의 결혼식’을 만들기 위해!
난 기자 생활을 하다가 잠깐 기획사에서 일한 적이 있어서
그게 ‘직업병’처럼 돼서 내 결혼식에 큐시트를 만들고 대본도 직접 썼다
예를 들면,
“다음은 신랑이 신부를 위해 몰래 준비한
노래가 있다고 합니다~ 결혼 준비 보다 노래 준비를 더 열심히 했다고 하는데요
여러분 노래가 꽤 어려우니깐 신랑이 긴장하지 않게 잘 들어주세요”
(나는 감동한 척)
음향, 조명 on/off까지 일일이 다 신경 쓰면서
사회자에게 줄 MC 큐카드도 따로 만들었다
내가 결혼 준비하는 모습을 본 많은 회사 후배들이 물었다
“선배~ 선배는 예비신부가 아니라 그냥 웨딩플래너야”
“결혼 앞두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고 하던데 선배는 스트레스 전혀 안 받는 것 같아요”
“선배는 그냥 이벤트 회사를 차려야 할 듯”
그렇게 즐겁게 결혼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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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결혼 4년 차 부부
오늘 그때 그 큐시트와 웨딩 대본이 있나 싶어서 메일을 찾아봤는데
그.대.로. 있었다
다시 봐도 ‘나 진짜 너무 결혼이 하고 싶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정성 가득했다
‘다시 하라면 할 수 있을까?’
한 줄 tip: 가끔 권태기이거나 ‘웬쑤’ 같다는 생각이 들 때, 결혼식 준비할 때의 ‘설렜던’ 내 모습을 떠올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