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는 순한 편에 속한다
‘순하다, 순하지 않다’를 명확하게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윤우 24개월을 되돌아봤을 때
그래도 순한 편이었다
어쨌든
백일 전후로 시작한 수면교육을 성공하고 나니 신생아 때도 안아서 재울 필요가 없었고
어느 정도 배가 부르면 순딩순딩한 아이였던 것
그렇기 내 욕심은 더 앞섰다
윤우가
한 번씩 잠을 자려고 하지 않을 때
‘갑자기 윤우가 왜 이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늘 잠을 잘 잔 아이였기에 나는 그때부터 바로 멘붕에 빠지게 되는 것이었다
윤우 입장에서는 엄청 억울한 부분
‘내가 늘 잘 잤는데 하루쯤은 나도 떼쓰고 잠투정하면 안 돼?’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반대로 늘 잠잘 때 떼를 쓴 애가 어느 날 잠을 스르륵 혼자 잘 자면 부모는 ‘굉장히 기특해하고 고마워서’ 칭찬해준다
이건 마치 모범적인 회사 사원이 한 번쯤 지각하거나
퇴근도 없이 늘 야근을 하면서 일을 열심히 한 직원이 어느 날 ‘칼퇴’를 하면
회사는 그 사람에 대해 ‘왜 오늘은 칼퇴 해?’ ‘일하기 싫어진 거야?’ ‘쟤 요즘 일도 잘 안 하려고 하네’라는 등의 오해를 하는 것과 똑같다
그런 생각을 하니 우리 윤우에게 미안했다
윤우 이발을 하려고 동네 미용실에 갔을 때 일이다
보통 아기들은 미용실에 가면 울거나 머리카락을 안 자르려고 또는 무서워서 울고불고 하는데
윤우는 마치 어른처럼 가만히 잘 있었다
미용실 원장님이
“아기가 어쩜 이렇게 순해? 엄마가 교육을 잘 시켜서 그래요?
그런데 아기가 순하면 엄마 기대치가 높아져요~ 철이 일찍 드는 거죠~ 우리 아들도 그랬어요”
맞다
원장선생님 말이 정확했다
나 자신도 모르게 우리 아이, 윤우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져 있었던 것
윤우 때문에 내가 잠을 거의 못 잔 적도 없었고... 밥을 못 먹을 정도도 아니었고...
외출하고 여행하기도 참 좋았다
데리고 다니기 수월한 아이
그러다 보니 아이에 대한 기대치가 점점 더 높아졌고
한 번씩 고집부리면 ‘얘 왜 이래?’라며 나도 모르게 화를 냈던 것
그전까지 잘하고 순한 윤우는 생각지도 못하고 지금 이 순간만을 생각해버린 것이다
24개월 우리 윤우
기저귀나 옷을 갈아입힐 때 윤우 의견을 ‘물어봐야’하고
본인이 하고 싶을 때 우리가 도와주면 몹시 짜증을 내고(꼭 혼자 하게 둬야 함)
어떤 것을 못 하게 하거나 못 먹게 하면 ‘엥~~~~’ 고집과 떼도 늘었다
순했던 윤우가 변한 게 아니라
윤우도 자기 생각이 생겨 자기 의견을 얘기하는 것
그만큼 성장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늘어난 고집과 떼만큼 비례하게 늘어난 단어와 애교에
‘육아할 맛’이 난다
매회 미션 같은 육아~ 다음 미션은 또 어떤 게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