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우울증... 어쩌면 나도 모르게 지나간?

by 아내맘

윤우를 낳았을 때 짧고 굵게 산후우울증을 겪은 적이 있다


산후우울증은 출산 후 여성들의 85% 이상이 겪는다고 하는데... 나 역시 그들 중 한 명이었고

다행히 빨리 우울증을 탈피했다


이번에 기사 아이템을 찾던 중 읽게 된 ‘육아우울증’


난 육아우울증에 대해 별로 신경을 못 썼는데 생각보다 산후우울증만큼 육아우울증을

겪고 있는 엄마들이 많았다


만약 나도 복직하지 않고 집에만 있었다면 육아우울증과 씨름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루 종일 아기 뒤치다꺼리에 집안일하다 보면 어느새 하루는 다 가 있고

집은 치우고 치웠는데도 ‘티’ 하나 안 나고

나의 시간은 없어진 지 오래... 모든 포커스가 아이한테 맞춰지다 보니

‘나는 누구인가’란 생각부터 나 자신이 ‘투명인간’이 된 느낌


늦게 퇴근 한 남편은 남편대로 피곤해하고


남편 퇴근하기만 기다렸는데... 말할 상대가 그리웠는데... 그것조차 남편이 몰라줄 때의 우울함


지금 나의 상황을 내 상태를 내 감정을 표현할 때가 없다 보니 우울의 감정은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아이를 사랑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감정의 소용돌이에 허우적거리고 매일 반복되는 ‘헬육아’에 스트레스는 쌓여 있고


“밥 먹자” “기저귀 갈자” “왜 또 어질렀어?” “던지지 말라고 했지”


아이가 자랄수록 자기 의견이 생기면서 고집도 세지고 자기주장도 강하면서

‘나의 멘탈’이 흔들리고...


‘내 육아 방식이 잘못됐나?’란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하고 그렇게 아이를 혼내면 스스로 또 자책하고


어쩌면 산후우울증에 이어 육아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게 육아우울증일 것 같다


내가 복직하면서 남편과 가장 많이 부딪혔던 부분이 ‘독박육아’였다


남편이 일찍 출근하게 되면서 내가 온전히 윤우 어린이집 등하원을 시켜야 했던 것


아이 씻기고 밥 먹이고 옷 입히고 내 출근 준비를 하고

윤우가 기저귀 갈기 싫다고 도망가거나 옷 입기 싫다고 할 때 또 어린이집에 안 가려고 할 때는 진땀이 났다


등원 시간이 늦어지면 출근 시간도 늦어지니깐... 아이에게 자꾸 ‘빨리빨리’를 외칠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혼자 발을 동동 거리며 등원 준비를 시켰다


한바탕 등원전쟁을 하고 나서 출근하면 ‘기진맥진’... 남편은 연락이 없고


‘왜 그렇게 무심할까?’

‘나 혼자만 아기 키우나?’

‘육아는 나만의 몫인가’란 생각으로 서운함이 쌓이고...


돌이켜 보면 그때 난 육아우울증이 잠깐 왔던 것 같다


퇴근 후 아이 하원 시켜서 집에 오면 밥 먹이고 설거지하고 목욕시키고


매일 똑같은 아침, 저녁 육아 일상에 지쳐있었는지도 모른다


남편은 남편대로 부서가 확대되면서 새로운 업무에 적응도 해야 하고 또 일찍 출근하다 보니 저녁에 집에 오면

피곤해할 수밖에 없었을 텐데...


그때 우린 결혼하고 나서 어쩌면 가장 많이 싸운 시기였고 동시에 서로 ‘확 터뜨리니깐’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게 됐고 갈등의 폭도 좁혀나갔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남편이 하원할 수 있도록 했고(그 한 번이 나에게는 다시 육아할 수 있는 원동력을 주는 ‘자유로운 시간’이다)


남편은 윤우 등원을 잘 했는지 하원을 잘했는지 ‘뜸했던 연락’을 좀 더 자주 하게 됐다


지금 육아우울증을 겪고 있는 엄마들이 있다면


내 감정을 들여다보고 남편에게 털어놓기


서로가 ‘덜 힘든’ 방향으로 육아 방법 찾기


‘엄마니깐 참아야 돼’가 아니라 ‘엄마이기 전에 나도 사람인데’란 생각을 가져야 한다

‘최고의 엄마’란 수식어보다 ‘행복한 엄마’가 되려고 생각한다면 조금은 육아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하지 않을까 싶다




PS: 처음 아기를 낳고 집에 있는 게 너무 갑갑했다

아기가 조금 더 큰 뒤는 무조건 아기와 함께 집을 나섰다

가까운 카페도 가고 문화센터도 가고 문화센터에서 하는 일일특강도 가고

서점도 가고 집 근처 장난감 도서관도 가는 등 다양하게 많이 다녔다


그렇게 나는 나대로 콧바람을 쐬고 윤우는 윤우대로 새로운 세상을 많이 본 듯했다


산후우울증, 육아우울증은 나와 남편이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 사이, 내가 힘들어하는 사이 ‘우리 아이는 어느새 훌쩍 성장’ 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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