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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씀 Feb 16. 2022

하산, 졸업과 같은 말

# 더 이상 배울 게 없다면


회사는 견디기 힘들 때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자기 발전의 비전이 사라질 때 그만두는 거야. 그러니까 업무나 인간관계나 보수가 문제라면, 조금 더 견뎌봐. 지금 그 자리에서 배울 것이 남아 있는 한. (김난도,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중)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으면 하산하겠는데... 생각해보면 아직 배울 것이 많다. 힘에 부치는 업무도, 껄끄러운 인간관계도, 마이너스 통장으로 이체되는 보수도 다 무언가를 가르친다. 세상에 힘이 들지 않는 일은 없고, 역경을 견뎌야 경력이 된다는 것을 또 배운다. 하산을 결심하기 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정말로 배울 것이 남아있지 않은지.



죽을 때까지


사는 법을 배우는 거라고 했다. 해본 일보다 안 해본 일이 많구나 뼈저리게 느끼고, 저렇게 하면 안 되는구나 반면교사로 배우기도 하면서, 사람이 성장하는 것이다. 회사는 정년까지 일하는 법을 배우는 곳이며, 졸업할 때까지 다니는 학교와 같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우리는 등교하듯 출근을 한다. 개교기념일 등 학교가 쉬는 날이 아니면 쉴 수도 없다. 학교는 방학이 있고 회사는 휴직이 있지만, 회사는 정기적인 방학으로 공부에 지친 학생들을 쉬게 해주지는 않는다. 중이 절을 떠나라는 식으로 탈진한 직원을 홀대하기도 한다. 여기에 실망하여 하산을 고민하고 있지 않은지.



학교를


다니는 방법이 한 가지가 아니란 걸 알았으면 좋겠다. 학교라는 이름의 회사에서, 회사라는 이름의 학교에서 그래도 중퇴보다는 졸업을 선택했으면 좋겠다. 작은 파도를 겪어야 큰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시련은 예방주사 같은 거라고 생각하자. 이런저런 핑계로 주사를 피해 다니다가 나무처럼 쓰러질 순 없는 거다. 항체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기꺼이 시련 앞에 서자. 인생이란 이름의 학교에 중퇴는 없는 거다, 인생 졸업하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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