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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씀 Oct 31. 2022

나의 손님들

# 아파하는 사람 가만히 손 잡아주기


누군가 남몰래 가슴 아파하고 있다면 가만히 손을 잡아 주세요. 많이 아파하고 부족했던 내가 이렇게 잘 자랄 수 있었던 건... 차가운 내 손을 누군가가 따뜻하게 잡아 주었기 때문입니다. (심승현, '파페포포 투게더' 중)



아침저녁으로,


심하게 춥다. 드디어 고독한 남자의 계절이 온 것일까. 이렇게 추위를 타는 것은 누군가의 손을 잡지 않아서 그런 건 아닐는지. 인간은 태생적으로 추위와 고독에 취약하다. 그래서 서로 손을 잡고 체온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것이다. 서로의 온기로 가슴을 데우며 사는 것이다. 붉어지지 못하고 떨어지는 나뭇잎 피하며 걷는 출근길. 누군가의 손을 따뜻하게 잡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힘들고 외로울 때 누가 나에게 손을 내민 것처럼, 나도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 뜨겁게 데워진 가슴들로 씩씩하게 겨울을 이겨냈으면 좋겠다.



누구에게나


그런 적 있을 것이다. 누가 손잡아 주면 정말 잘할 것 같은 그런 마음이 들었던. 단지 손만 잡아주었을 뿐인데 이상하게 힘이 나고 일어설 수 있었던. 이제 나의 손이 그 역할을 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누가 손을 내밀면 주저 없이 잡아 주자. 차마 손을 내밀지 않더라도 속으로 아파하고 있다면 그의 손을 잡아 주자. 가만히 내 주머니 안으로 끌어 와 온기를 나누어 주자. 사람이 떠난 뒤에는 더 이상 차가운 손을 잡아 줄 수 없으니. 내 손이 덜 따뜻하면 어떤가. 차가운 두 손이 만나면 얼마나 더 큰 위로가 될 것인가. 가끔은 서운하거나 얄밉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손 잡을 수 있는 거리에 사람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지금 내 옆을 묵묵히 지켜주는 사람, 나의 안색을 살펴봐 주는 사람, 그 사람의 손을 끌어당겨 보자.





손의 높임말은 '손님'일 것이다. 살아 있는 동안 가급적 많은 손님들을 붙잡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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