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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씀 Jun 01. 2022

다행이다, 다행이다

# 기운 차려서. 


햇볕이 따갑다고 해도 좋다. 햇볕이 뜨겁다고 해도 좋다. 온몸으로 햇빛을 보았다. 바람이 포근하다고 말해도 좋다. 바람이 부드럽다고 말해도 좋다. 온 마음으로 공기를 마셨다. 오늘 치 기운이 생겼다. 오늘 치 기분이 생겼다. (오은, '오늘 치 기분' 중)



사람은 어디서 기운을 얻을까.


다른 생명들처럼 햇빛과 바람, 공기를 통해 얻겠지. 아마 그렇겠지. 하지만 그 밖에도 사람은 사람에게서 많은 기운을 얻는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 속이 든든해지는 것처럼. 거기에 따스한 손길과 부드러운 대화, 포근한 지지가 더해지면 방전된 마음은 급속도로 충전이 되는 것이다.



가끔 그럴 때가 있다.


왠지 의욕이 떨어지고 컨디션이 별로라는 생각이 들 때가. 아무리 힘을 써도 앞으로 나간다는 느낌이 안들 때가. 바람 빠진 자전거를 타보았을 것이다. 아무리 밟아도 힘은 드는데 앞으로 잘 나가지 않고, 억지로 페달을 밟다 보면 바퀴가 찢어지는 참사도 생긴다. 이렇게 무슨 원인으로든 맥이 없고 피곤하다면, 타이어에 공기를 넣듯이, 우선 신선한 바람을 허파 가득 채우라 말하고 싶다. 활짝 창문을 열고, 커튼을 들썩이며 불쑥 들어오는 공기를 만져도 보고, 눈꺼풀을 찌르는 햇빛을 눈감고 더듬다 보면, 어느새 못 보던 초록의 기운이 몸 안에 만들어진다. 빵빵한 오늘 치 기운이 만들어진 것이다. 



'다행이다.' 


이 말은 아주 좋은, 긍정적 자기 최면이 된다고 한다. 즉, 없는 기운을 실제로 만들어 내기보다는, 기운이 있는 것으로 느끼게 하는 효능이 있는 것이다. 어떤 위기상황을 만나더라도 '다행이다.'라는 말을 주문처럼 말해보자. 세상이 더 마르기 전에 비가 내려 다행이다. 아내의 충고대로 햇빛 쐬며 걸었더니 불면이 해소되어 다행이다. 비교적 무탈하게 아이들이 자라 주어 다행이다. 고만고만하게 친구들이 자리 잡고 사니 다행이다. 코로나 때문에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어 다행이다. 생각해 보면 다행스러운 일이 너무 많아서 다행이다. 정말로 위기를 다행으로 생각하니, 감사한 생각까지 든다.



우리는 나쁜 상황을 만나면,


나쁜 생각부터 하게 된다. 그러면 또 나쁜 일이 이어진다. 그럴 땐 이렇게 말해보자. '다행이다.' 눈부신 햇빛과 상쾌한 바람 속에 앉아서 이렇게 말해보자. '그래, 이 정도라서 다행이야. 이제부턴 좋아지는 일만 남았어. ' 설사 힘들고 불행한 생각이 들지라도 그렇게 말해보자. 오늘은 어제의 내 생각이 만든 결과다. 따라서 오늘의 긍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인 내일을, 오늘의 행복한 생각은 행복한 내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자, 기운 차리고 불행의 악순환을 끊는데 집중하자.  






딸 그림, 다행이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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