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씀 Jul 11. 2022

익숙해진 존재들에게

# 익숙함을 경계하고 낯섦을 의도하다.


전동 칫솔이 나와도 칫솔은 버려지지 않았다. 자동우산이 나와도 우산은 버려지지 않았다. TV가 나와도 라디오와 영화는 사라지지 않았으며, 새로운 노래가 나와도 옛 노래는 끊임없이 연주되고 있다. 새로운 것은 환영받지만 익숙한 것은 사랑받는다. (김은주, '1cm' 중) 



그러나, 


새로운 사람이 오면 옛사람은 잊힌다. 익숙함으로 사랑받았던 그 사람이라도. 공기와 같이 너무 익숙해져 버리면,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은 아무 데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잊힌 존재가 된다. 잠시 먼발치에서 나의 익숙함을 바라본다. 내게 익숙해진 존재들을 가만히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새로워질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낯섦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열정. 잊히지 않으려면 새로운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내가 새로워지는 수밖에... 없다.



새로워진다는 건,


익숙함을 경계하고 낯섦을 의도하는 일이다. 용기를 내어 낯섦으로 무장하는 일이다. 익숙한 존재들이 꺼려하는 일들을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일이라야 생경하고 낯설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하지 않았던 일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내가 잘 못하는 일이 있고, 잘하지만 하지 못했던 일과 잘하지만 하지 않았던 일도 있다. 하고 싶었으나 못한 일이 있고, 하기 싫어서 안 한 일도 있다. 



피터 드러커는


자신이 못하는 일을 평균 수준으로 향상하는 것보다, 자신이 잘하는 일을 탁월한 수준으로 향상하는 것이 더 쉽다고 했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일은 필요한 일이지만, 장점을 강화하는 일을 우선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사는 맛을 느낀다. 그리고 하고 싶어 하는 일은 대부분 자신이 잘하거나 잘할 수 있는 일이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하거나, 잘하지도 못하는 일을 의미 없이 반복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유익하지 않다. 그렇게 살 필요는 없다. 이제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의도적으로 낯설어지는 건 어떨까.



어쩌면,


우리가 여행을 꿈꾸는 이유도 낯섦 때문이 아닐까. 익숙함이 관습이 되어 굳어진 이곳을 떠나 저곳을 꿈꾸는 일, 그 자체가 하나의 여행이란 생각이 든다. 사람에겐 익숙함을 떠나 낯섦을 찾는 태생적 욕구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이곳에 살면서 저곳을 꿈꾼다. 마치 국어시간에 수학책 펴 놓고 영어단어 외우던 학창 시절 같다. 결국 국어도 수학도 영어도 다 꽝이었지만. 어쨌든 그 상상만으로도 나는 여행 전야처럼 흥분이 된다. 이곳과는 다른 삶, 지금까지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낯선 삶을 동경하며 오늘도 여행가방을 꾸린다. 





그래, 전에는 하지 않았던 낯선 행동도 과감히 해보는 거야, 익숙함에서 벗어나려면.


매거진의 이전글 꼬리 꼬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