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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씀 Aug 15. 2022

밑짐과 밑그림

# 우리는 지금 밑그림을 그리는 중.


배가 흔들리지 않게 배 밑에 달고 다니는 일정한 무게의 짐을 ‘밑짐’이라고 한다. ‘밑짐’이 풍파로부터 배의 중심을 잡아주는 버팀목이라면, 사람에게 밑짐은 신념이다. 신념이 흔들리면 그 사람의 전부가 흔들린다. (twitter에서)



나의


밑짐은 무엇인가? 그 어떤 쓰나미도 견디며 인생을 순항할 수 있는 밑짐을 나는 갖고 있을까? 쭉 뻗은 직선도로보다 적당히 굽이치는 도로에서 사고가 덜 나듯이, 세상 살면서 작은 위기는 감사해야 할 밑짐이다. 모래주머니 하나 다리에 차고 걷는 것처럼, 묵직한 신념 하나 마음에 담고 살아야겠다. 밑짐, 좋은 말이다.



그런


시기가 있다. 누군가 조금만 잡아주면 금세 일어날 수 있는 그런 때가. 어떻게 밑짐을 만드는지, 어떤 밑짐을 품어야 하는 지를 배우는 시기가. 딸아이의 중3 때 그림노트를 보다가 '식물 요정'이라 제목 붙인 그림을 훔치다. 요정의 도움으로 작은 씨앗이 나무로 성장하는 모습에 즐거운 표정이다. 그 시절, 나의 손을 잡아주지 않은 누군가의 역할을 이제는 내가 해주고 싶다. 많은 세월을 산 내가 아직 소년으로 꿈꾸고 있는 나에게.



언제나


지금의 내 모습이 내일의 밑그림이 되는 것이다. 단단한 밑그림이 있어야 훌륭한 그림이 완성되는 것과 같다. 사람들은 완성된 그림만 보고 그 아래 밑그림을 보지 못한다. 몇 번이고 그렸다가 지웠을 그 외로운 마음을 알지 못한다. 어쩌면 우리도 지금 밑그림을 그리는 중인지 모른다. 지워도 되겠지만, 절실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그려야 할 것이다. 그렇게 처절하게 살아낸 하루하루가 밑그림이 되어, 훌륭한 인생 하나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딸 그림, 식물 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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