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씀 Mar 24. 2023

밭일의 원칙

# 기운을 회복하였다.


삽을 들고 밭으로 나가 땅을 뒤엎을 때, 나는 대단히 큰 환희와 건강을 느낀다. 자기 손으로 직접 했어야 할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김으로써 오랫동안 나 자신으로부터 참으로 많은 것을 빼앗아온 셈이다. 밭일의 원칙은 모든 인간이 세상의 일과 일차적인 관계에 있어야 한다는 것, 단 하나뿐이다. 모든 인간은 자기 손으로 직접 일해야 하며, 우연히 주머니에 돈이 들어 있다거나 어떤 저속하고 해로운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자기 의무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1841년, 랄프 왈도 에머슨, '개혁자로서의 인간' 중) 



'밭일의 원칙'이


아내에게 기운을 되찾아 주었다. 아내는 삽을 들고 밭으로 가 땅을 뒤엎을 때, 환희와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않고, 자기 손으로 직접 식물들을 가꾸며 진심으로 기뻐했다.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무엇을 바라지 않고, 직접 자기 손으로 그 무엇을 하는 것, 이것이 아내에게 웃음을 찾아 주었던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기대할 때, 그 기대에 상응하는 무엇을 받지 못할 때, 실망하고 상처를 받는다. 그러나 식물을 사랑하는 일은 그렇지 않았다. '밭일의 원칙'에 따라서 하는 일은 절대적으로 뿌린 만큼 거두기 때문이다.



이 원칙은,


미국의 시인이자 사상가인 랄프 왈도 에머슨이 1841년 '개혁자로서의 인간'에서 얘기한 것으로, 인간은 세상의 일과 항상 1차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밭일에 있어서도, 자기의 손으로 직접 식물을 가꾸어야 하며, 남을 부리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데 그건 2차적인 관계이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1차적인 관계에 있는 일은 기쁨과 건강을 동반하는 것 같다. 채집과 농경생활을 하던 원시인들 중에 비만인 사람과 우울한 사람이 있었던가? 우유를 받아먹는 사람보다,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한 것도 같은 이유다. 사람이 사람을 부리기 시작하고, 2차, 3차적인 관계로 살게 되면서부터 아픈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몇 푼의 돈과 얄팍한 지식, 조금 일찍 겪은 경험, 자기들끼리 동의한 계급 등을 내세워, 자기의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순간, 건강과 환희도 그 사람에게 전이되고 남는 것은 게으름뿐이다. 몸과 마음의 병은 게으름을 먹고 자란다는 것을 명심하자. 시키는 걸 좋아하지 말자.






딸 그림, 생명의 숲




매거진의 이전글 추락이란 이름의 비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