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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씀 Apr 17. 2023

추락이란 이름의 비행

#  추락, 비상의 서막


절벽 가까이 나를 부르셔서 다가갔습니다. 그랬더니 절벽에 겨우 발을 붙이고 서 있는 나를 절벽 아래로 밀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나는 그 절벽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나는 그때까지 내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영국 시인 크리스토퍼 로그, 'Come to the edge' 중)



추락은 실패가 아니다 


그렇지요, 추락이 곧 실패는 아닙니다. 사실은 그의 안에 봉인된 날개를 깨우기 위한 신의 안배였습니다. 그는 인생에서 몇 번이나 추락하였습니다. 그때마다 새로운 날개가 양쪽 어깨 아래에서 펼쳐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였습니다. 그를 나락으로 떠민 사람이나, 절벽 같은 상황을 원망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것들은 단지 비상의 조력자에 지나지 않았으니까요. 그것들은 타고난 제 역할을 수행한 것뿐이었습니다. 그는 그저 안심하고 추락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추락, 그것은 날개를 깨우는 조건이자, 비상의 서막이었습니다.



실패 성공을 만든다


야구에서 타율이 3할만 넘어도 훌륭한 타자라 합니다. 따지고 보면 10번 중 고작 3번을 쳐냈을 뿐인데 말이죠. 타자들은 평균 8할 정도는 공을 칠 수 있다고 합니다. 3할의 타율이란 최선을 다해 8할의 공을 쳐냈지만, 수비수에게 잡히거나 걸음이 늦어 1루에서 아웃된 것을 제외한 숫자입니다. 정말 잘 쳐낸 타구가 아웃되는 경우는 의외로 많이 목격됩니다. 이렇듯 야구에서는 7할의 실패에 대하여 비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아마도 3할의 성공은 7할의 실패가 만든 것임을 인정하기 때문 아닐까요. 인생도 야구와 다르지 않습니다. 인생은 한 방이라고 합니다. 1할만 성공하면 되는 쉬운 야구경기입니다. 9할의 실패에 좌절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져도 성공인 경기


파울로 코엘요는 '패배는 특정한 전투나 전쟁에서 지는 것이고, 실패는 아예 싸우러 나가지도 않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성공한 인생이란 승리한 사람과 패배한 사람 모두를 얘기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도전하지 않고 그 자리에 안주한 사람은 실패한 인생입니다. 축구에서 슛을 하지 않으면 골인이 나오지 않습니다. 골은 넣기도 하고, 먹기도 하는 겁니다. 우리는 경기에서 졌다고 선수들을 욕하지 않습니다. 전력으로 뛰어다니며 슛을 시도했지만 경기에 패배한 경우, 오히려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성공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어떻습니까? 이겨도 성공, 져도 성공인 경기에 나서보심이. 



다시 하라는 말


어떤 4살된 아들이 스마트폰 게임을 하다가 화면에 'Fail'이 뜨자 좋아했습니다. 아빠가 'Fail'이 무슨 뜻인지 묻자 "실패"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실패'가 무어냐고 물었더니, 아들이 "다시 하라는 거야"라고 대답했습니다. 똑똑한 아이입니다. Fail이 다시 하라는 뜻이듯, 사람이 넘어지는 이유는 일어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제대로 설 때까지 우리는 무수히 넘어지는 것입니다. 그것이 당연한 사건이고 정해진 일인 것이지요. 오늘 몇 번이나 넘어졌나요? 넘어진 채 쓰러져 있지 않고, 또 일어나셨죠? 넘어졌을 때 머쓱하다면 뭐라도 하나 주우시기 바랍니다.






딸 그림,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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