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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씀 Jan 27. 2023

가시를 만드는 이유

# 가시를 품고 사는 세상


때로 실감의 모서리에 올 베일 때마다, 차가운 그 각도의 질량에 대해 생각한다. 때로 나는 말의 어법을 가졌지만 통증으로 변이 된, 겨우 피 흘리지 않는 실감이다. 비유로 은폐되는 실감의 형식이다. (김선재, '가시를 위하여' 중)



자신을,


지키기 위하여 식물은 가시를 만드는 것이다. 이대로는 못 살겠다, 나도 좀 살자는 생존의 욕구가 가시로 표출되는 것이다.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자꾸만 가시처럼 찌르는 사람이 있다. 방어가 아니라 공격적으로 찔러오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일수록 더 애정을 갖고 살펴야 한다. 내게는 아무렇지 않은 사소한 일이지만, 그 사람에게는 견디기 힘들 만큼 서러운 일일 수 있다. 그 사람 역시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가시를 만든 것이다. 그리고 가시는 신경의 돌출부인 까닭에 찔린 사람보다 찌른 사람이 더 아프다. 아내가 자꾸 가시로 찌른다.



이 세상은


사람들로 이뤄진 가시덤불이라 했다. 그래서 상처를 입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생각해 보라. 나도 가시를 가지고 있지 않은지. 아파할 줄 알면서 콕 찔러 말하고, 사소한 실수임에도 너그러울 줄 모르는 가시를 만들지 않았던가. 우리는 상처보다, 상처를 입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에 더 큰 상처를 받는다. 누구나 가시 한 두 개쯤 품고 사는 세상이다. 누구도 상처를 피해 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살면서 상처받았다고 찌질 대지 말자. 생살보다 상처로 아문 살이 더 단단한 거니까. 





가시도 처음에는 솜털처럼 부드럽다는 사실을 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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