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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씀 Mar 17. 2023

도와 달라는 외침

# '공격'을 대하는 자세


모든 공격은 도와 달라는 외침이다. (해리 팔머)



지나 보면 알게 된다. 


사춘기 딸아이의 공격적인 말투도. 지루할 정도로 반복되는 아내의 잔소리도. 소파에 파묻혀 다 귀찮다는 남편의 짜증도. 토씨 하나를 빌미로 호통치는 상관의 눈초리도. 만날 때마다 속을 긁는 친구의 생트집도. 모두 자기를 도와 달라는 구조요청이란 것을. 식물이 살려고 가시를 만드는 것처럼, 나도 좀 살자는 생존의 신경이 날카로워져 가시처럼 찌르는 것이다. 그 처절한 공격에 공격으로 대응하지 말자. 그냥 져 주자. 그냥 내가 도와주자.



세상에 사소한 구조요청은 없다.


누군가 도움을 요청하면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 세상에 나 빼곤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거라 했다. 도움을 주는 쪽에서는 하찮을 수 있지만, 도움을 바라는 쪽에선 그것이 유일한 희망일 수 있다. 그리고 누군가 나를 찾았다는 건, 아직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고마운 반증이기도 하다. 작고 사소한 도움에 대하여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는 일.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줄 때, 우리는 그것을 '선물'이라 부르지 않던가.



최선을 다해 도왔는지.


리핑이란 중국 배우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물론 직접 듣지는 못했다. 중국말 모른다. <밥 한 공기를 다른 사람에게 주고, 자신은 굶어야 남을 도왔다고 할 수 있다. 밥을 한 솥 해서 다 못 먹어 남은 것을 남에게 주면, 그것은 그 사람이 너를 도운 것이다.> 음.. 지금까지 내가 행한 도움은, 어쩌면 그들로부터 내가 도움을 받은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과연 절실한 마음으로 그들을 도왔는지. 나의 가장 좋은 것을 주고, 나뿐이라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했는지. 





사람마다 공격의 방향이 같지는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밖이 아니라 안으로 공격하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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