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려와 도움의 공식
축구에는 <커버플레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위치를 철저히 지키면서 위험에 처한 동료들을 돕기 위해 항상 준비하는 자세를 말합니다. 우리의 삶... 우리... 서로 <커버플레이>할래요? (전 축구 국가대표 이영표)
커버 플레이... 참 좋다.
사람들이 축구를 좋아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골인 장면만 모은 영상은 재미는 있지만, 쉽게 질린다. 골을 넣기까지 상대 선수를 막아주고, 나보다 좋은 위치에 있는 동료에게 기꺼이 공을 건네는... 드러나지 않는 아름다운 장면들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는 일도 축구와 같았으면 좋겠다. 가족끼리, 동료끼리, 서로가 서로를 커버해 주는. 골을 한 사람이 넣은 게 아니듯, 성과도 팀원 전체의 수고로 돌리는. 그렇게 아름다운 경기를 해 보고 싶다. 여기 지구별 경기장에서.
배려의 다른 이름은 '조금 더'라고 했다.
그 '조금 더'가 누구를 향하느냐에 따라 배려가 되기도 하고, 욕심이 되기도 한다. 조금 더 갖는다. 조금 더 먹는다. 조금 더 버틴다.... '조금 더'의 우선순위를 내가 아닌 타인에게 둘 때, 배려가 될 수 있겠다. 남에겐 '조금 더', 나에겐 '조금 덜'... 이러면 완벽한 배려가 되는 걸까? 근데 왜 그래야 하는 거지? 대개 사람은 결핍보다 포만 때문에 죄를 짓는다. 더 가지려고 하는 사람보다 잃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이 더 위험한 것이다. 어쩌면 배려는 그런 나를 보호하는 안전장치가 아닐까. 나보다 사람과 세상에 대하여 '조금 더' 살피고 살자.
세상은 주고 받는 것이겠지.
받고 주는 게 아닐 것이야. 산다는 것도 공놀이와 같아서 먼저 던져야 받을 수 있는 거겠지. 그런데 말이야, 온 힘을 다해 던졌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공을 받는 건 아니야. 두 개의 공을 던졌다고 두 개의 공이 되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준대로 받으려 하는 건 욕심이고 더 받으려 하는 건 거래니까. 살면서 누군가에게 무엇을 해 주었을 때, 가슴 저 밑에서 훈훈해지는 기운 같은 것 느끼지 않았어? 그래 그거야. 이미 무엇인가를 받았던 거지. 그걸로 돌려주었던 거지. 세상은 아주 공평해. 주고서 받지 않으면 받고서 주지 않는 일이 꼭 생기는 거야. 그러니 그냥 먼저 주면 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