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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씀 Apr 03. 2023

가짜 거짓말, 진짜 거짓말

# 거짓말 잡아내기


거짓말을 하는 방법으로는 속이기와 감추기, 두 가지가 있다. (폴 에크만, '거짓말 잡아내기' 중)



'속이기'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말하는 것이고, '감추기'란 사실을 알면서도 밝히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속이기'에 대하여는 분개하면서도 '감추기'에 대하여는 관대한 편이다.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 이것이 가장 큰 거짓말임에도 말이다. 그러므로 침묵은 거짓말에 속한다. 어떤 일을 이해하기 위한 전제를 생략하는 것, 이것 역시 침묵의 일종이므로 거짓말이다. 그러니 앞으로는 감추거나 생략하지 말고, 해야 할 말이 있으면 말하기로 하자



거두절미하고,


본론 위주로 말하는 남편들에 대하여 아내들은 불만이다. 일종의 직업병이라 할 수 있는데, 직장에서 두괄식으로 결론을 먼저 얘기하는 훈련을 받은 남편들은, 전후 사정과 결론에 이르게 된 배경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아내들 눈에는 남편들이 거짓말하는 사람으로 보이게 된다. 남편이 의도적으로 사실을 숨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내들이여, 남편들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다. 가짜 거짓말이다.


오히려 진짜 거짓말쟁이는 아내들이다. 남편이 '괜찮냐'라고 물으면 언제나 괜찮다고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것도 해맑게 웃으며 진짜 같은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남편들은 이미 알고 있다. 괜찮다고 말하는 아내가 착할 뿐이지, 정말 괜찮은 게 아니란 사실을. 걱정하는 가족들을 위해 '속이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그러니 더 이상 뻔한 거짓말 하지 말고, 그냥 괜찮지 않다고 말하자. 괜찮다는 말은 이 세상 최고의 거짓말이다.



살면서,


거짓으로 강한 척하면 안 된다, 큰코다친다. 그렇다고 굳이 약한 척을 할 필요도 없다. 그냥 있는 그대로 살면 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며 살되, 나의 강함이 누군가의 약함을 가리지 않게, 나의 약함이 누군가의 강함을 드러내지 않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왜냐하면 주변을 살피지 않고 내 멋대로 사는 것은 '폭력'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를 피하는 방법은, 드러냄을 조절하는 것뿐일 것이다. 드러내는 시간을 늦추거나, 드러낼 장소를 바꾸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숨기는 일보다 드러내는 일이 훨씬 어려움에도, 강하게 보이려, 잘나 보이려, 있어 보이려 애를 쓰는 사람이 있다. 사실 그는 약함을 숨겨야 하는 절실함을 가진 사람이다. 훌륭한 집안사람을 드러내고, 성공한 친구, 잘 나가는 자식을 자랑하지만, 그의 말 어디에도 '그'는 나타나지 않는다. 안쓰럽게 그럴 필요 없다. 에둘러 잘난 척 강한 척 있는 척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 숨기지 말고 있는 대로 살자.





가면들이 숨기고 있는 가짜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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