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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씀 Jul 27. 2023

마음의 온도

# 사람이 따뜻해지려면


미국 선교사 필립스 브루커스가 눈보라 치는 어느 겨울날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러다가 길모퉁이에서 걸음을 멈추고 누더기를 걸친 채 벌벌 떨고 있는 신문팔이 소년에게 신문을 샀다. 그리고 걸음을 옮기면서 소년에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무척 춥구나, 그렇지 않니?" 그러자 소년은 환한 얼굴로 말했다.
"조금 전까지는 추웠어요, 아저씨를 만나기 전까지는요." (윌리엄 바클레이) 



온도... 


'냉도'라고 하지 않는다. 사전적 의미로는 '따뜻함과 차가움의 정도, 또는 그것을 나타내는 수치'라고 되어 있지만, 내 생각에는 온도는 따뜻함의 정도일 뿐이다. 그냥 따뜻함만 들어 있는 말이다. '체온'이라는 말을 소리 내서 읽으면, '따뜻했었지'라는 사라진 온도가 느껴진다. 왜 지금은 따뜻하지 않다는 슬픈 느낌이 묻어 있는 것일까. 그때 내가 따뜻했다고 느꼈던 것은 그 사람이 따뜻한 것이었고, 실제로 나는 차가웠기 때문이 아닐까. 이렇게 마음으로 느끼는 온도는 육체의 온도와 다르다. 몸이 아무리 열정으로 뜨거워도 마음은 차가울 때가 있는 것이다. 마음의 온도는 상대적 온도니까.



사람의 온도,


사람의 평균 체온이 50년 전에는 37도였다고 한다. 지금은 36.5도를 넘는 사람이 드물며, 35도인 사람도 많다고. 인간의 면역력은 체온에 비례한다고 그랬다. 체온 1도가 내려가면 면역력은 30% 정도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면역력이란 사람을 향한 외부 공격에 저항하는 힘이다. 결국 우리를 지키고 사랑하는 힘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우리의 체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우려한다. 그리고 우리가 공멸의 길을 가지 않으려면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결론짓는다.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며 포옹하는 것 외에는. 조금이라도 서로의 온도를 올리는 것뿐이라는.


정철 작가는 '불법사전'에서 사람의 체온은 36.5도인 까닭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1년은 365일, 사람의 체온이 열이 모이면 1년이 되는 것이며, 1년에 최소한 열 사람을 껴안으라는 의미라고. 음... 멋지다. 나는 과연 1년 동안 몇 사람이나 껴안았을까. 과연 몇 번이나 사람들과 마음의 온기를 나누었을까. 아무리 꼽아 보아도 365도를 채우지 못한 것 같다. 아직 1년의 끝이 되려면 다섯 달이 남았다. 한 달에 2명씩 껴안으면 된다, 늦지 않았다. 따뜻한 사람으로 살자.






호호 불며 먹는 겨울의 국화빵처럼 뜨겁게 데운 삶의 온기를 내 몸에 주고 싶었다. 그건 인간의 본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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