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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씀 May 05. 2023

혼자가 아닙니다

# 내 안에 있는 사람들


물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류시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중)



갑자기,


'혼자'라는 생각으로 마음이 자꾸만 가라앉을 때. 마음의 창이라는 두 눈을 닫고 내 마음 구석구석을 수색해 보라. 정말로 혼자인지. 문이란 닫기 위해서가 아니라 열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 그동안 내 마음의 문을 열고 드나들었던 수많은 이들이 있다. 가족과 친구들, 동료 그리고 원수들... 적어도 내 마음 안에 어떤 한 사람이라도 들어온 적이 있을 터. 그들을 일일이 기억해 내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마음 밖으로 내보낸 것이 아니라면. 아직 남아 있는 사람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내 안에는 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혼자가 아니므로 우리 가라앉지 말자.



둘이


살다 보면 차라리 혼자였으면... 할 때가 있다. 처음부터 혼자였다면 외로움이 무엇인지, 그런 감정이 세상에 있었는지도 모를 터. 사람이 있을 곳이란 누군가의 가슴속 밖에는 없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나는 지금 누구의 가슴속에 있는 걸까. 혹시 내가 내 가슴속에 있다면 거기를 속히 떠나야 한다. 내가 있을 곳은 누군가의 가슴 속이니 말이다. 만약 어느 누구의 가슴속에도 내가 들어 있지 않다면, 그건 정말 지독하게 슬픈 일이겠지. 나의 가슴을 열어 사람을 맞아들이고, 그들의 가슴 문을 두드려 나도 들어가야 한다. 그리하여 어느 곳을 가든, 어느 사람을 만나든, 그 속에 들어 있는 나를 반갑게 만나야 하는 것이다. 



사실


'남' 속에는 언제나 '나'가 들어 있었다. '나'를 네모난 그릇에 담은 것이 '남'이란 글자니까. 그래서 사람들은 누구를 만나면 그에게서 나와의 공통분모부터 찾으려 한다. 서로의 마음을 열어 내 안의 상대방 모습을 내어주고, 상대방 마음속에서 내 모습을 발견했을 때, 비로소 친구가 되고 아군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자. 세상 어떤 사람이라도 나의 모습 한 가지는 반드시 가지고 있는 거니까.





나는 혼자가 아니다. 내 안에는 엄마, 아빠, 형, 오빠, 언니, 동생의 모습들이 들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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