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심에 대한 오해
여러 해 동안 수염을 길러 온 존은 어느 날 갑자기 수염을 깎아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조금 주저도 되었다. '친구나 동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혹시 비웃는 건 아니겠지?' 며칠 동안 심사숙고 한 끝에 그는 수염을 다 깎지 않고 콧수염만 남기기로 했다. 다음날 출근하면서 존은 최악의 상황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마쳤다. 하지만 뜻밖에도 아무도 그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모두들 바삐 사무실을 오가며 각자 맡은 일을 할 뿐이었다. 점심때가 되어도 뭐라 말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결국 참지 못한 존이 먼저 물었다.
"이렇게 바꾸니까 어떤 것 같아?" 상대방은 어안이 벙벙했다.
"뭐가?"
"나 오늘 좀 달라 보이지 않아?"
동료는 그제야 머리부터 발끝까지 존을 훑어보았다. 마침내 누군가 소리를 질렀다.
"오! 콧수염을 길렀구나."
(장지엔펑, '인생의 지혜가 담긴 111가지 이야기' 중)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사람들은 나에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나만의 오해일 뿐이다. 그런 무관심한 사람들을 의식하느라 나 혼자 힘들어하지 말자. 흠결 하나 없는 100% 완벽한 일처리를 고집하지 말란 말이다. 타고난 성격 탓이라 변명하지 말자. 1%의 허점 때문에 받게 될 사람들의 비난이 두려운 것 아니더냐. 완전무결한 해냄으로써 인정받으려는 욕심 때문이 아니던가 말이다. 출장 중엔 초과근무수당도 받지 못하면서, 쇼핑백 가득 싸들고 온 서류 들추며 밤새지 말란 말이다. 숱하게 참아왔던 그 불면의 시간들이 지금에 와서 너를 공격하고 있지 않느냔 말이다. 비난을 피하고 싶다는 마음이나 주목을 받고 싶다는 마음이나 다 관심에 대한 오해라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관심에 대하여 착각하지 말자.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음에도 내가 훌륭하기 때문이라 생각하거나, 받기만 하고 줄 줄 모르는 블랙홀 같은 사람이 되지 말자. 물론 제 힘으로 빛을 내는 별이 없지는 않겠지만, 별들이 받은 빛을 반사하며 빛난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내 주변의 응원과 배려, 그 빛나는 지지를 흡수만 하는 별이 아니라 다른 별에게 돌려주는 넉넉한 마음을 갖자고 다짐해 본다. 나 혼자서는 빛나는 별이 되기 어렵다. 생존에 필요한 만큼 외에는 받은 빛을 반사하는 별이 되자. 그리하여 너나없이 모두가 반짝이는 아름다운 하늘을 만들어 보자.
관심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관심을 주는 사람으로 살자.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려 애쓰지 말자. 없어 보인다. 그보다는 관심을 세상에 나누어 주는 삶을 살기로 하자. 세상의 작은 일들에 대하여 관심을 갖되, 특히 내게 비우호적인 사람과 불편함을 주는 일들에 대하여 더 관심을 갖자. 지금까지는 익숙함과 편안함을 주는 것들에 관심을 주었을 테니까. 남은 삶은 낯선 것들에 대하여 관심을 주면서 살기로 하자. 관심을 갖는 일에 굳이 애정을 수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관심을 갖게 되면 대부분의 경우 없던 애정이 저절로 생기곤 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