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씀 Aug 14. 2023

필요와 불필요

# 욕심과 배려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새처럼 당신의 하늘을 날게 해 주십시오. 가진 것 없어도 맑고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을 살게 해 주십시오. (이해인, '가난한 새의 기도' 중)



저도, 


필요만 있고 불필요는 없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필요한 것에 집중하며, 삶에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며, 쓸데없는 것들에 나를 빼앗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연잎을 구르는 물방울을 봅니다.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큼 물방울을 담고 있다가 금세 털어버립니다. 아마 생존의 내력이겠지요. 과유불급(過猶不及)...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욕심을 담으려 하면 부러진다는 것을 체득한 까닭입니다. 



과유불급, 


논어 '선진편(先進篇)'에 나오는 우리에게 익숙한 말입니다. 중용을 강조하며 공자가 한 말이라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말은 모자라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지나친 것도 충만한 것보다 못하지만, 모자란 것은 어쩌면 지나친 것보다 더 못할 수 있습니다. 남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자란 것을 경계하라는 뜻이라 생각합니다. 아무 욕심 없는 사람, 정말로 티끌의 욕심도 품지 않는 사람, 이 세상엔 없습니다. 너무 욕심을 내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적당한 욕심을 가져야 합니다. 여기서 '적당함'이란 '필요한 만큼'의 뜻일 겁니다.



욕심은


'조금 더'라는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조금 더 먹는다. 조금 더 가진다. 조금 더 버틴다... 등등 그런데 배려도  마찬가지로 '조금 더'의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금 더 일찍 약속 장소에 도착하고, 조금 더 먼저 안부를 묻고, 조금 더 많이 관심을 표하는 것. 모두 배려입니다. 생각해 보면 '조금 더'가 어디를 향하느냐에 따라 배려가 되기도 하고, 욕심이 되기도 합니다. '조금 더'의 방향을 나에게 두면 욕심이 되고, 내가 아닌 타인에게 두면 배려가 되는 것입니다. 



음, 


남에겐 '조금 더', 나에겐 '조금 덜'... 이러면 완벽한 배려가 되겠군요. 사람은 결핍보다 포만 때문에 욕심을 부린다고 합니다. 필요보다 불필요를 많이 가졌기 때문이지요. 가지려고 하는 사람보다 잃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이 더 위험하다고 합니다. 가난한 사람보다 부자가 돈에 대한 집착이 더 큰 것처럼 말이죠. 어쩌면 배려는 그런 집착과 욕심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안전장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보다 다른 사람과 세상에 대하여 '조금 더' 살피며 살라는.





연잎에게 배웁니다. 필요는 필요하고 불필요는 불필요하다는 것을



매거진의 이전글 로또복권 궁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