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은 병에서 온다.
병은 나쁜 일이긴 해도 아주 귀중한 가르침을 준다. 병이 났다면 그건 그동안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임이 틀림없다. 이제 자신에게 관심을 쏟을 때가 되었음을 병이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기 코르노, '생의 마지막 순간, 나는 학생이 되었다' 중)
사람에게 병이란 무엇일까?
퍼즐의 한 조각처럼 제 위치를 떠났거나, 제 자리에 있더라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부위가 생겼다는 것 아닐까. 마음의 병도 마찬가지다. 내 마음의 한 부분이었던 누군가가 떠났거나 더 이상 교감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아프다. 참 많이... 고통은 병의 알람이다. 몸에 생긴 병이 자신에게 관심을 쏟으라는 경고이듯, 마음의 병은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쏟으라는 경고이다. 그리고 우리는 주고 싶은데 줄 수 없을 때에도 병이 난다. 신병이 된 아들을 통해 깨달았던 사실이다.
병은 빨간 신호등이다.
막 달리다 빨간 신호등에 걸렸다고 짜증 내지 말자. 빨간 신호등 때문에 잠시 멈춰서 숨을 돌릴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달려온 길을 돌아보면서 올바른 방향인지도 생각해 보고 궤도를 수정한다.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빨간 불은 감사해야 하는 대상이다. 혹시 빨간 신호등을 무시하고 차를 몰지 않았는지, 내 몸이 보내는 적신호를 무시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보자. 이제는 내 몸의 신호등에 어떤 불이 켜졌는지 확인해 볼 나이다. 잠깐 동작을 멈추고 숨을 돌리는 일, 꼭 쉼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좋다. 한숨으로만 이어지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온종일 앉아 지내는 생활과 기름진 음식, 허리에 붙어버린 게으름, 안락한 의자는 큰창자를 느슨하게 한다. 한없이 편하면 문제가 발생하는 법이다. 사람이 옴짝달싹 움직이지 못하면 반드시 병이 난다. 움직이지 못하는 것과 움직이지 않는 것은 다르지 않다. 나는 지금 얼마나 움직이고 있는지. 출근한 사무실에서 통근버스에 앉아 있는 것처럼 하고 있지 않은지.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있는 형벌 같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지 않은지. 기름진 음식은 너무나 맛있고, 게으름은 여전히 좋기만 하고, 의자는 참으로 안락하다. 사람에게 위험한 상황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이제 심각하게 운동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사실을 깨닫자. 새해 다짐 중 운동을 으뜸으로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