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MY 사파리 클리어
친구들 중에서,
항상 선두에 서서 달리던 친구가
가장 먼저 퇴직을 했습니다.
이름이야 명예로운 퇴직이지만,
실제로는 헌 부속이 새 부속으로 교체당한 거지요.
산출에 비해 봉급이 많은,
가성비 떨어지는 사람이라 쫓겨났다 합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국어 선생님이었던
중학교 단짝 친구의 소식이 궁금하여 수소문했습니다.
그때 벌써 지금의 나처럼 머리가 희끗희끗했던 그 친구는
십수 년 전 세상을 떠났다 합니다.
시인으로 등단한 지 이 년째 되던 해였다고 합니다.
궁금했던 과거 사실의 확인을 끝내고
오랜만에 혼술을 다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남들보다 높은 자리에 있어 본들,
친구들보다 앞서 승승장구한들,
그까짓 것들 다 부질없습니다.
술 한잔만도 못한 하찮은 일들입니다.
그런 일들 때문에 소중한 것에 소홀하지 않아야겠습니다.
* 라미(LAMY) 사파리 클리어 - B 스틸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