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럴 때 있잖아... 아무 말 없이, 그저 연결되어 있는 것만으로 안심되는 순간 말이야.
(달다, '일단 좀 울고 시작할게요!' 중)
그런 순간이 있다. 아무리 미워도 그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게 되는. 그 찰나의 느낌 하나만으로도 안심이 되는. 사람은 고립되어 있음을 자각했을 때, 울지 않는다. 마치 누군가 보는 이가 있어야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처럼. 내가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자각을 할 때, 비로소 참았던 눈물을 꽃망울처럼 터뜨리는 것이다.
안심(安心)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는 것보다 더 큰 안심은 없다. 안심은 인내의 둑을 무너뜨리는 폭약이다. 수문을 등지고 버티던 안간힘으로부터 해방되는 순간이다. 펑펑 봇물처럼 눈물이 쏟아져도 좋다. 안심의 눈물이니까. 세상 살다 울고 싶은 날 있으면,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 가자. 나의 근심을 안심으로 바꿔주는 놀라운 사람 곁으로. 거기서 일단 좀 울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