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만나 차 한잔을 마시고 헤어져도 행복을 주는 사람이 있다. 생각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고, 꿈과 비전이 통하는 사람. 같이 있기만 해도 마음이 편한 사람, 눈빛만 보고 있어도 편안해지는 사람. 한잔의 차를 마시고 일어나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면, 그 약속이 곧 다가오기를 기다려지는 사람이 있다. (이정하, '한잔의 차가 생각나는 풍경' 중)
날씨 어플에 따르면,
모레부터 추워지고 가끔 비 온다 한다. 11-11 날짜가 비 내리는 모습 같은 오늘. "비야 눈으로 변해랏!" 이렇게 장난치며, 편안한 사람과 편안한 차를 마시고 싶다. 살다 보면 알게 된다. 편안한 사람이 가장 좋은 사람이라는 걸. 생각보다 그런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는다는 걸.
편안하다,
나는 그런 소리를 듣는 사람인가? 혹 옆에 있으면 아늑하고 편안한 사람이 있는가? 대놓고 무얼 해주지는 않지만 같이 있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놓이는 사람이. 하지만 명심하자. 어떤 사람과의 관계에서 마냥 편안하다는 것은, 그가 나를 위해 몰래 견뎌주고 있는 게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을. 아무런 대가 없이 노력 없이 편안한 일방의 관계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아무리 편한 구두도,
처음에는 발이 아플 정도로 불편했을 터. 고통을 참고 견디며 맞추었기에 편안해진 것이다. 사는 일이 힘에 부치고 마음이 불편해졌을 때, 비로소 누군가의 존재를 인식하는 게 우리다. 부재가 부재를 일깨우게 하지 말자. 그러지 말자. 옆에서 바람을 맞아주고, 그늘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고서야 깨닫지 말자. 지금 내 곁에 있는 편안한 사람들의 존재에 감사하자. 그들에게 나도 편안한 사람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