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하루

by 완뚜

참 길었습니다.

내가 겪은 입시보다 자식의 입시는 더 아프고 더 간 떨리고 더 절실했습니다. 싸우고 윽박지르고 좌절하다가 다시 꿈을 꾸어본 시간이 무려 12년, 그동안 아이는 상처받고 포기하는 법을 배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른 시간, 정책적으로 비워져 있는 도로는 여전히 복닥거립니다. 학교 앞은 벌써 줄을 서기 시작한 자동차 행렬로 한 차선의 도로를 점유 중입니다. 커다란 가방에 도시락을 넣어 어깨에 짊어지고 차에서 내려서는 아들의 뒷모습에 울컥합니다. 그렇게 사랑하던 아들을 대신해 밤새 뜬 눈으로 긴장해 있었을 남편생각에 가슴이 무너집니다. 살아만 있었다면 당연했을 그 모습을 기억하며 그를 대신해 내가 긴장하고 밤새 잠못이루었습니다.


어제는 하루종일 남편생각이 났습니다. 수능을 앞 둔 아들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또 생각은 엉뚱하게 흘러갑니다.


아들을 고사장에 내려주고 성당으로 향했습니다. 십자가 앞에서 "제발, 제발~"을 끊임없이 되뇌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 밖에 없어 마음이 아픕니다.


오늘하루가 지난 12년 만큼 길 것 같습니다. 기도의 몸짓이 멈추지 못하는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