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와 심장의 연결고리

by 완뚜

장례를 마치고 집에 돌아 왔다. 엉망으로 어질러 놓고 응급실로 간 뒤 며칠이 지났다. 동생이 잠시 들러 흔적을 지웠다. 남편의 이불, 옷 몇 개가 사라졌다. 깨끗하게 정리된 집에 들어서는데 설렁하다. 뒤에 따라 들어와야 할 남편이 따라 오지 않는다.

장례식 동안 입었던 아이와 나의 옷을 세탁실로 가져 가다 보니 그동안 잘 닫히지 않던 뒷 베란다 문 고리가 부서져 있다. 동생이 정리하다 닫으며 부서졌다고 미안해 한다. 사실 며칠 전부터 상태가 좋지 않던 문고리이다. 기운 없던 나는 괜찮다며 소파에 누웠다. 차마 침대에 누울 수가 없었다. 응급실 가기 전날 밤 갑자기 아프기 시작한 남편이 밤새 앓던 침대다.
다음날 빨래를 돌리고 들어오며 닫은 뒷베란다의 문이 잠겼다. 이미 문고리는 부서져 빼 놓았는데도 잠긴 문이 열리지 않는다. 당황스럽다. 남편과 의논하고 싶은데 그가 없다. 남편은 전등도 갈지 못하는 완벽한 기계치이다. 집의 전등부터 최근 현관 중문의 손잡이 조차 내가 갈았다. 그런데 오늘 뒷 베란다 문고리의 고장이 새삼 서럽다. 남편과 상의 할 수 없어 답답하다. 몇 군데 살펴 보고 전화를 걸어 열쇠 아저씨를 불렀다. 4만원에 10분만에 교체 완료. 남편이 알면 혼날 일이다. 비싸다며 흥정해서 5천원이라도 깍았겠지. 나는 흥정에 약한 여자다. 그동안 남편의 그늘이 너무 컸다.

보낸지 이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그의 제사를 준비 중이다. 아직 마음으로 보내지 못한 남편의 제삿상 준비를 하고 있다. 바삐 움직이다가 싱크대 문의 경첩이 부서졌다. 삐거덕 거리는 문을 보며 기어이 무너진다. 그동안 튼튼하기만 하던 것이 남편의 부재와 함께 부서진다. 그가 있었어도 모두 내 몫이었을 테지만 그의 부재가 서럽기만 하다. 심장이 아프다. 그는 마음으로 의지하던 내 하늘이었다. 하늘을 잃은 줄 알았는데 마음도 잃어 버렸다. 그러니 베란다 손잡이가 부서졌는데 내 심장이 이리 아픈 것이겠지. 심장이 너무 아파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조심히 싱크대 문을 밀어 둔다.


조금만 더 결정을 미룬다.

마음이, 심장이 조금만 회복 되기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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