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저녁형 인간이다. 불면증이 있어 새벽이나 되어야 잠이 들고 완전히 하얀 밤을 보내는 일도 많다. 덕분에 남편은 무리해서 나를 깨우지 않는다. 아침 잠이 많아 늦게 일어나고 혹시 아이와 둘만 있는 날은 지각할 만큼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다. 그랬었다.
근래 일주일 동안 대청소를 하고 직업 교육을 위한 특강을 들으러 다니고 추석 제사 준비를 했다. 그 중간중간 가슴으로 엉엉거리는 것도 멈추지 않았다. 밤은 어김없이 다가 오고 몸은 녹초가 되니 누우면 곤하게 잠이 든다. 신기하다. 그리고 새벽, 아직 깊은 어둠이 가득한 이른 새벽, 잠이 깬다. 눈을 깜빡이며 어색한 새벽을 맞는다. 익숙해지지 않는 부재의 아침, 눈을 뜨면 심장의 통증이 느껴지고 다시 시작되는 하루의 일상. 애써 힘을 내고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며 아이가 깨야 할 시간을 기다린다. 혼자 시끄럽게 떠드는 TV를 멍하니 바라본다. 시간이 느리기만 하다. 그래도 결국은 시간이 지나간다. 다행이다. 잠이 많은 아들을 깨우기 위해 몇 번이나 방을 들락거린다.
아들과의 여전한 하루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