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by 완뚜

새벽 출근길

지난주에 보던 일출장면이 보이지 않는다.

하늘이 온통 회색빛이다.

새벽의 상큼함은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다.


날이 밝아오는 늦은 새벽.

소리없이 내리는 비가 반갑다.

얼마만에 내리는 비인지.


땅이 쩍쩍 갈라졌었다.

메마른 논밭과 저수지

바닥이 드러날 것처럼 위태로운 땜.

연일 뉴스에서 보는 광경이었다.


세상이 촉촉해진다.

여름의 길목.

내리는 비는 후덥지근한 끈적임을 몰고 온다.

예전 같았으면 짜증부터 났을 끈적임일텐데.

오랜만의 비가 반갑기만 하다.

며칠동안 메말라가던 내 심장도 조금은 촉촉해지는 날이다.

조금더 힘을 내기를.

바닥이 질퍽해질 만큼.

딱 그만큼만이라도 힘을 내어 비를 뿌려주기를.


반가운 비는 내리고.

창문 옆 도로가로 오가는 자동차가 비와 마주하며 지르는 바퀴소리가 청량하다.

귀가 즐겁다.

30도를 오르내리며 후끈 달았던 공기가 새벽녘 내리는 비와 만나 조화를 부린다.

심장과 피부를 이완시킨다.

좋다.

비 내리는 새벽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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