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
성공한 여배우, 요즘 제일 핫한 여배우 윤여정이 말했다.
'인생은 언제나 배신이 기다리고 있다.'
그의 굴곡진 삶은 언론을 통해 들어온 터라 말이 뼛속으로 스민다. 굴곡진 삶을 살아오지도 않았지만 단한번의 상처에 이리도 아픈데. 그 한번으로도 삶에 대한 기대를 놓아버리게 되던데. 그녀는 어떤 심정이기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면서도 저리 초연하게 무서운 말을 할 수 있을까.
나의 삶의 대부분의 시간은 기대를 가지고 상상을 부풀리다가 된통 호되게 뒷통수를 맞고야 아차하며 현실로 돌아온곤 한다. 한마디로 어리석은 사람인거다.
지독하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지만 해답은 보이지 않는다. 어느 수녀님의 이런 말도 생각이 난다. '언제 인생이 계획대로 된 적이 있는가,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살면 그뿐이다.' 최선을 다해 살면 된다고, 포기하고 좌절하지 말라고 하는 맥락은 보이는데 심장에 닿을 때는 아팠다. 노력조차 부질없는 듯하여 슬펐다. 예고되지 않는 삶의 배신으로 베이고 찟어지는 심장은 너덜하다. 언제쯤 그대로의 삶을 받아들일 것이며, 언제쯤이면 초연하게 바라 볼 것인가.
오늘도 젊은 한 생명이 꺼졌다는 소식을 받았다. 누군가의 아내로, 엄마로 아직은 역할이 남아있는 한 생명이 참 쉽게도 꺼졌다. 많은 사람이 고통스러울 이 시간. 가끔은 신이 원망스러워지는 이런 시간.
그래도, 우리는 버텨야겠지. 이겨내고 감당해야하는 우리의 몫이겠지. 햇살 좋은 일요일 아침, 겪어 본 자들의 동질감으로 그 아픔을 나누는 몇몇 이들의 먹먹함이 소식과 함께 날아온다. 반짝이는 아침 햇살과 참으로 대치되는 날이다.
오늘도 하루를 즐겁게 시작하자고 기도했는데, 뜻밖의 소식에 하루의 무게가 무거워진다. 진이 빠지고 무기력해지는 나를 애써 붙잡아 본다.
이런들, 하루는 지나가고 일주일도 지나가고 또 살아가지는 것이 인생인 것을. 아둥바둥의 의미없음이 화살처럼 날아와 안긴다.
인생무상 참 싫어하는 말이 떠오르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