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니 계획하지말고 매순간 열심히만 살면된다는 말에 그래 열심히만 살아보자 싶었다.
생각은 되도록 내려두고 할까말까 고민도 말고 그때그때 지나가보자는 마음이다. 다행히 바쁜 것도 한몫한다. 여유시간이 없으니 생각할 시간도 없고 좋다. 처음에는 분명 그랬다.
매사가 좋을 것도 없지만 싫은 것도 없다.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심지어 먹고 싶은 것도 없다. 무심무욕이라고나 할까. 감정은 널뛰지않고 평안하다. 누군가 당신은 평안하십니까라고 물으면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예라고 대답할지도 모르겠다. 평안하다. 그래서 무료한 것이 아니라 살고 있다고 느껴지지가 않는거다. 희노애락이 빠졌으니 인생이 살만하지 않고 시간만 죽여나가는 중이다. 생각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
생각을 하면 미래가 두려워지고 삶이 버거워진다. 누군가가 미치도록 그립고 외로워서 한없이 적막해지며 혼자만 힘들어 미칠 것만 같다. 나는 그렇다. 그래서 생각을 말자 싶었고 평소 멍때리는 시간의 유익함을 알기에 하루 24시간 멍때리기로 버텨보자 싶었다. 그런데 생각을 비우면 가벼워져야 할 머리는 이미 둔탁해지고 사라져버린 듯 무디기만 하다. 가볍고 즐겁지가 않다. 그 많은 괴로움을 끌어내던 생각을 없애면 즐거워야 하지 않나? 도무지 생각이라는 놈의 정체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삶이 참 재미없었다. 생각을 하지 않기로 한 그 시간, 나는 살아도 살아있지 않았다. 사는 것은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살기로 한다.
생각을 해서 힘들고 외로워지더라도 살기로 한다.
며칠 간의 생각버리기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그것은 엄청 낯설고 많이 불편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