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달은 쉽게 성큼 다가왔다.
서서히 불붙는 송구영신이라는 이름의 송년모임 알림이 쏟아진다.
오랜만에 만나는 지기들은 여전히 나에게 살갑고 따뜻하다. 그들과 함께 한 어제가 오늘처럼 선명하다. 행복했거나 힘들었던 추억을 공유한다는 것은 우리를 끊기지않는 끈으로 묶는 역할을 한다.
다만,
큰 변화를 겪고 그들의 영역에서 빠져버린 오늘의 나는 그들의 살가움과는 무관한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낀다. 모두 아는 이야기이며 공통의 관심사 같은 이야기들이 나에게는 이미 낯선이들의 이야기였고 알지 못하는 이야기가 되었다. 2년의 세월이란 그런 것이었다. 낯설고 당황스러운 그런 것. 한해를 지날때 마다 조금 더 벌어져있는 그들과의 공유 주제와 늘어나는 낯설음이 가시방석처럼 등과 엉덩이를 찌른다. 그렇지 않은 척을 하는 나는 이미 나에게도 낯선 존재이다.
지기들의 살가움과는 별개로 만남은 즐거우면서도 즐겁지 않은 이중적인 성격을 띄게 되었다. 순전히 내 삶의 일탈로.
그래도 여전히 그들은 오랜만의 연락에도 살갑게 대해 줄 것이고 문득 떠오른 나를 생각해 어떤 선물을 챙겨 줄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여전히. 한번 살가웠던 관계는 여간해서는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