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새해는 이렇게 끝이 난다

by 완뚜


새해가 되면 왠지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이번에는 멋진 한해를 시작해보려 작정을 한다.그믐날 밤부터 밤을 꼬박 세우며 많은 인파들과 자리싸움까지 벌여가며 새해의 새로운 해를 기다린다. (그 해가 새로운 해가 맞긴 한건지. 쯥)

해가 떠오른다. 무지 예쁘다. 환상적인 한해를 약속하는 거 같아 더 예쁘다. 탄성을 지른다. 좋은 일만 있기를 기도한다.


그러나 세상은 호락하지 않다. 해는 작년에도 어제도 떳던 바로 그 해다. 달라진건 달라지기를 바라는 사람의 마음 뿐이다.


나도 새로운 목표를 세운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세웠던 계획이지만 기억도 나지 않는 것처럼, 능청스럽게 그런적 없다는 듯이, 깡그리 무시한다. 이번에는 잘 할 거라고 다짐도 한다.

매번 똑같은 계획, 다른 사람들처럼, 그렇고 그런 계획이고 목표이다.

남자는 금연, 여자는 다이어트. 새해 뉴스를 도배하는 주제를 나는 이번에도 여전히 특별한무엇인것처럼 확신을 가지며 시작한다.

변함없는 계획이 세워진다. 나도 다르지 않다.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을 한다. 간헐적 단식이라며 하루를 생짜로 굶기도 한다. 속이 비면 편안하다. 약간의 허기짐으로 기운이 빠지고 배가 고프면 기분이 좋다. 잘 하고 있는 것도 같다.



동생과 쇼핑을 하다가 눈앞에 별이 돌아다닌다. 반짝이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고 모양조차 네모나다. 그러나 깜빡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장소를 옮겨다니는 것이 순간 별인가하는 의심이 든다. 동생에게 얘기했더니 빈혈이라며 큰일 난다고 걱정이다. 사실 최근에 자주 검은 별들이 보이고, 어지러워 휘청거리기를 여러번이었다. 순간 겁이 난다. 어쩌지?


어쩌긴 뭘 어째? 다이어트 포기.

살던대로 사는 거지. 할 만큼했지. 죽을수는 없잖아,


올해는 또다른 방해꾼이 나타났군. 빈혈이라는 녀석이 발목을 잡는군. 호호.

맛있는거 먹고 기운을 좀 차려볼까?


새해가 끝났다. 곧 2월이다. 다이어트도 금연도 대부분 끝나갈 것이고 그렇게 새해는 잊혀진다.


나의 새해는 그렇게 끝이 났다.

여전히 살던대로 살아가는,

다른 해, 같은 일상의 한해를 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