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 없나요?
이런 마음이 든 건 처음이었어요. 오늘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네요.
한번은, 꼭 한번은 소리도 지르고 내 성질대로 하느님과 맞짱 한번 뜨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소리소리 지르며 나한테 도대체 왜 이러시는 거냐고,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살면 안되는 거냐고 물어보고 싶어요. 그러다보면 심장아래 똬리를 튼 이놈의 화를 좀 다스릴수 있을 것만 같아서 한번쯤은 미친짓이라도 하고 싶었어요. 매번 대답도 없으신 하느님때문에 드디어 내 속이 터지는 중인가봐요. 그렇게 소리쳐도 하느님은 여전히 내 소리 안들으실 거 같아 그래서 또 서럽고 서러워지네요.
나는 매번 하느님께 거절당하는 여자에요. 그렇게 사랑을 고백하고 사랑하는 딸에게 이정도는 해 주십사 부탁드리는데 어찌 한번을 돌아보시지 않나요? 이런 삶에도 여전히 하느님만 의지하고 하느님께 부탁드릴 수 밖에 없는 빈곤이 참 벅차네요. 아무리 둘러봐도 부탁드릴곳은 당신밖에 없는데 철벽같은 당신 덕분에 드디어 오늘은 무너져내려요. 그래서 당신이 머물러 있는 곳을 보며 소리칩니다. 소리가 되어 나오지 못하는 비명이 당신에게 쏟아집니다. '제발 여기좀 보세요. 저를 좀 봐주세요. 당신에게는 별것도 아닌 사소한 나의 소원, 좀 들어보세요.' 벽에 부딪혀 바닥으로 떨어져 쌓이는 이런 부탁, 나의 간절한 기도가 바닥에 뒹굴다가 결국은 가슴으로 날아들어 켜켜이 쌓이는 거 같아요. 아프고 무겁네요. 그래서 오늘은 꼭 한번 당신과 맞짱이 뜨고 싶었습니다.
그냥 어리광부리는 중이에요. 감히 제가.
그러니 오늘만 용서하시고 내일도 제 말좀 들어주세요. 부탁까지 들어주시면 아주 감사하겠구요. 아니면 또 소리한번 지르고 당신에게 끊임없이 속삭일께요. 언젠가 너무 시끄러워 '에라모르겠다. 너가 원하는거 여기있다. 너 마음대로 해보거라.' 하실지도 모르잖아요.
오늘의 맞짱은 여기까지.